페스트는 평등하지 않다

『바로 이 1523년 여름에 파리의 페스트는 한 번 더 가난한 사람들에게 타격을 가했다.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베르소라는 그의 「이성의 책」에서 이렇게 썼다. 

"죽음은 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향하고 있어서, 이 불행한 사건 이전에 몇푼의 돈을 받고 짐을 나르던 일꾼들이 파리에 매우 많았는데 이제는 아주 조금밖에 남지 않았다. ······프티 샹 구역을 보면 수없이 많이 살고 있던 가난한 사람들이 깨끗이 청소한 것처럼 사라졌다." 

또 1561년에 툴루즈의 어느 부르주아가 차분하게 쓴 다음 글을 보라:

"말한 바 있는 그 전염병은 전적으로 가난한 사람에게만 옮겨간다.······자비로우신 하느님께서 그것에 만족하시기를.······부유한 사람들은 스스로를 잘 지킨다."

사르트르가 이렇게 쓴 것이 맞는 것 같다:

"페스트는 계급관계를 심화시키는 작용을 한다. 그것은 가난한 사람들을 공격하고 부유한 사람들을 면제해준다." 

사부아에서 질병이 지나갔을 때 부자들은 자기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확실히 소독을 하고 나서도 가난한 여자 한 명을 몇주 동안 그곳에서 살아보게 했다. 이 "실험용 여자"(essayeuse)"는 목숨을 걸고 과연 모든 위험이 사라졌는지 확인하는 임무를 띠고 있었다.』*

17/11/19

* 페르낭 브로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I-1: 일상생활의 구조(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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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낭 브로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