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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는 환상이 아니지만, 단순히 주어진 것도 아니다 본문

명문장, 명구절

자유는 환상이 아니지만, 단순히 주어진 것도 아니다

모험러

「우리의 자아상과 일치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면 우리 삶은 자기 결정적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우리의 욕망에 동의할 수 있을 때 자기결정적인 사람이 된다. 우리의 욕망은 우리가 되고 싶은 사람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자기결정성은 일종의 자기 자신에 대한 동의다. 물론 이때 다음과 같은 것이 고려되어야 한다. 자아상은 소망을 자기 것으로 삼고 평가하기 위한 척도이지만 이 척도는 불변의 것도, 불가침의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아상이 평가된 소망에 순응을 강요함으로써 오직 한 방향에서만 영향을 받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의 경험도 가능하다. 자아상은 그에게 맞지 않는 소망들의 영향을 통해 변화되고 발전한다. 이것은 내 안에 하나의 의지가 만들어지는 경험이다. 이 의지는 이제까지의 자아상에 맞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낯선 것이라는 낙인이 찍히는 대신 오히려 자아상의 검토를 강요한다."


… 자유는 환상이 아니다. 그러나 또한 단순히 주어진 소여도 아니다. 자유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질 때 현실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비에리의 낙관적 확신이다. 자유를 위한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표현의 깊이와 정확성이다. 이것은 더 큰 폭의 이해를 가능하게 하고, 더 큰 폭의 이해는 다시 평가로 이어져서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의지를 통해 더 큰 영역에서의 삶을 허락한다. 이 같은 맥락은 언뜻 공허한 언사로 보일 수 있는 자기 의지와의 '일치'라든가 그 의지가 우리 자신에게 속한다는 등의 말에 풍부하고 정확한 의미를 부여한다.


… 자기인식에는 자기변화가 따른다. 자유를 위한 작업의 다양한 측면들은 의지와 자아상에도 영향을 미쳐 자기변형 과정에 활력을 부여한다. 이 과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 강박적 의지에서 벗어나게 될 수도 있고, 자아상이 바뀌게 될 수도 있다. 어쩌면 미처 짐작도 못 했던 내적 갈등이 드러나게 될지도 모른다. 아무튼 자유를 위한 작업은 우리의 내적인 삶에 움직임을 가져다줄 것이다. "의지와 관련된 옛 평가와 통찰이 무너지고 새 구조가 생겨난다. 이 모든 과정은 계획된 일이라기보다는 지질학적 지층 변화에 더 가깝다."


내적 자유의 물음에 "그렇다/아니다의 최종적이고 구속력 있는 답변"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의지의 자유는 "생기고 사라지고 획득하고 다시 잃어버릴 수 있는 어떤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는 매 순간 끊임없이 흘러가는 세계와 대결해야 하며, 따라서 우리의 소망들과 그에 대한 우리의 모든 생각도 그 흐름 속에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유는 또한 우리가 최종적으로 도달해 그 안에 온전히 머물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다. "의지를 습득하는 일은 언제든 후퇴를 맛볼 수 있는 평탄치 않은 과정이다" 그러나 이 평탄치 않은 길은 가볼 만한 가치가 있다. 자유를 위한 작업은 "우리가 내면 세계의 더 큰 부분을 자기 것으로 삼는" 경험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내면으로 점점 더 멀리 확장되면서 우리의 주체가 된다. 그리하여 맹목적인 방식으로 소망에 좌우되던 체험은 차츰 줄어들고, 주인의식이 점점 더 빈번히 나타난다."」*


16/05/31


* 크리스티나 뮌크, <행복을 찾아가는 자기돌봄>,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올라탄 철학자 '페터 비에리': 인생에서 좀 더 자유롭고 싶을 때」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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