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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회와 열반은 다르지 않다 본문
「대승불교의 위대한 사상에 따르면, 윤회와 열반은 근본적으로 구별되지 않는다. 따라서 존재와 현상을 대립시키듯이, 본질과 실존을 대립시키듯이, 윤회와 열반을 대립시키는 것은 잘못이다. 이 점에서 우리는 아우구스티누스와 기독교 사상이 답습해 온 플라톤적 이원론의 대척점에 서 있다. '현상계'의 배후에 '실재계'가 존재하는 게 아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존재하고, 지상의 나라는 그것의 창백한 복제품에 불과한 게 아니다. 만물의 비영속성에 대해 단호하게 긍정하는 불교는 변하지 않고 영원한 실체에 대한 그 어떤 개념도 거부한다.
물론 도원 선사는 이러한 사물의 비본질주의적 사유를 옹호했을 뿐 아니라, 이 관점을 그 극단까지 밀고 나갔다. "윤회는 열반과 다르지 않음을 이해해야 합니다. 윤회와 분리되어 있는 열반의 문제란 결코 존재하지 않지요. 그러니 만약 여러분들께서 삶과 죽음을 초월한 붓다의 지혜를 신체와 분리되고 영원한 정신이 지니고 있는 지식과 혼동하신다해도 그러한 지식을 품고 있는 정신 자체는 삶과 죽음에 예속되어 있기 때문에 비영속적인 것임에 분명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 게다가 윤회를 제거해야 할 현상(달마dharma)으로 간주하는 것은 불법에 반하는 죄를 범하는 거랍니다."」*
15/11/22
* 야니스 콩스탕티니데스, & 다미앙 막도날드. (2012). 유럽의 붓다, 니체. (강희경, Trans.). 파주: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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