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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글로벌하게 배태된 문제들을 쏟아 붓는 쓰레기 매립장이 되었다 본문
「오늘날 우리 모두의 행동을 규정하는 조건을 형성하는 진짜 권력들은 글로벌한 공간을 흘러 다니는 반면 정치 행위의 제도들은 대체로 땅에 묶여 있다. 즉 예전처럼 지역에 머물러 있다.
... 긴말 필요없이 한마디로 말하자면, 도시는 글로벌하게 배태된 문제들을 쏟아 붓는 쓰레기 매립장이 되었다. 도시의 거주민들이나 그들의 선출된 대표들은 점점 더 아무리 상상력을 발휘해도 도저히 풀 수 없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글로벌한 모순들에 대한 해결책을 지역에서 찾는 일이 그것이다.
그리하여 카스텔스가 지적한 역설이, 즉 "점점 더 글로벌한 과정들에 의해 구조화되는 세계 속에서 정치는 점점 더 지역적인 것"이 되는 역설이 나타난다. "과거에는 의미와 정체성이 이렇게 만들어졌다. 즉 내 이웃, 내 공동체, 내 도시, 내 학교, 내 나무, 내 강, 내 해변, 내 교회, 내 평화, 내 환경." "전 지구적인 회오리에 속수무책인 사람들은 자신에게 집착하게 되었다." 점점 더 자신에게 집착할수록 전 지구적인 회오리에 점점 더 속수무책으로 되는 경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적인 ― 표면상으로는 자기 자신 ― 의미와 정체성을 결정하는 데서도 그만큼 더 무기력해진다는 점을 지적하기로 하자 ― 글로벌한 조작자들은 너무나 기쁘게도 말이다. 그들이 속수무책인 사람들을 두려워할 이유는 전혀 없을 테니 말이다.
다른 곳에서 카스텔스가 암시하는 대로 '흐름들의 공간'의 창조는 배제의 위협을 통한 지배라는 새로운 (글로벌) 위계질서를 도입한다. '흐름들의 공간'은 "모든 지역적인 것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 ― 반면 (그리고 왜냐하면!) "장소들로 이루어진 공간은 파편화되고 국지화되며, 그리하여 점점 더 흐름들의 공간이 지닌 다재다능함에 비해 무력해져 지역성들이 저항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는 압도적인 흐름들의 상륙권을 거부하는 것뿐이다 ― 그렇게 하더라도 그러한 흐름들이 인근의 다른 지역으로 착륙해 저항적인 공동체들을 왕따시켜 주변화되게 만들 뿐이지만 말이다."
지역 정치 ― 특히 도시 정치 ― 는 대책 없이 과부하에 걸려 있다 ― 수용/실행 용량을 훌쩍 넘어서. 그리하여 이제 똑같은 지구화가 유감스럽게도 부적절한 것으로 만들어놓은 수단과 자원들을 동원해 통제를 벗어난 지구화의 결과들을 완화시켜야 할 형편이 되었다.」*
15/10/18
* 지그문트 바우만. (2013). 리퀴드 러브. (권태우 & 조형준, Trans.). 새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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