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러의 책방
아무도 우리에게 구경거리를 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본문
「이들은 예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지배당하고 '원격조정' 당하고 있다. 그러나 그 지배당하는 방식은 새롭다. 지도력은 구경거리로 바뀌었고 감시는 유인으로 바뀌었다. 방송전파를 지배하는 자들, 생방송을 지배하는 자들이 이 세상의 형태와 내용을 결정한다. 아무도 관객더러 그 구경거리를 보라고 강요하거나 쥐어박을 필요가 없다. 그들의 진입을 감히 거부하는 자들에게 재앙 있으리. (대부분 전자화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가장 열렬히 옹호되는 인간의 권리가 되었으며, 오늘날 복지의 증대를 측정하는 수단은 다를 여러 가지 중에서도 텔레비전 수상기를 갖추고(그것에 의해 침략당하고?) 있는가이다. 게다가 그 정보가 다른 어떤 것보다도 많이 전달하고 있는 것은 ― '어떤 것'이 무엇이든 간에 ― 정보 수용자가 거주하는 이 세상의 유동성과 그 거주자들의 유연성이라는 미덕이다. '저 바깥세상'에 대한 진정한 재현인 것처럼 오인될 가능성이 무척이나 높고 '현실의 거울' 역할을 강력하게 수행한다는(현실을 충직하게 왜곡 없이 반영한다고 가장 흔하게 칭송받는) 전자화된 정보의 일부인 '뉴스'는, 피에르 부르디외의 추정에 따르면 상품 중에서도 가장 빨리 상하는 상품이다. 뉴스의 예상 수명은 연속극이나 토크쇼, 일인 코미디 시간과 비교해봐도 우스꽝스러울 만큼 짧다. 그러나 뉴스의 쉽게 상하는 성질은 그 자체가 '실제 세상'에 대한 정보로서 대단히 중요한 정보 아이템이다. 뉴스방송은 매일 숨 가쁜 변화의 속도, 가속화되는 노령화와 영원히 계속되는 새로운 시작들을 반복하여 계속적으로 찬미하고 있다.」*
"Where's the TV guide?"
- 영화 트루먼쇼(The Truman Show)의 마지막 대사.
15/08/28
* 지그문트 바우만. (2009). 액체근대. (이일수, Trans.). 도서출판 강.
'명문장, 명구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인과 사회학자 (0) | 2015.08.29 |
---|---|
노동운동으로 좋은 사회를 꿈꾸던 시대는 가버리고 (0) | 2015.08.28 |
쓰고 버리는 인간, 쓰고 버리는 유대와 동반자 관계 (0) | 2015.08.28 |
사회 계층과 지배서열을 가르는 자본의 이동 속도 (0) | 2015.08.28 |
도래한 가벼운 자본주의 시대, 액체 근대 (0) | 2015.08.27 |
지나간 무거운 자본주의 시대, 고체 근대 (0) | 2015.08.27 |
확정된 질서가 우연이라는 무질서를 낳는다 (0) | 2015.08.26 |
모험러의 책방
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