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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한, 나는 희망하며, 시도하고, 또 시도한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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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한, 나는 희망하며, 시도하고, 또 시도한다

모험러

「저는 삶을 살아가면서 실수를 피하거나 목적지에 반드시 도달하게 만드는 '성공 보장 원칙' 따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설령 그에 대한 책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영구히 흰 여백의 페이지들로 가득해야 하고, 새로운 원칙들이 첨가될 수 있는 빈칸을 남겨두어야겠죠. 그리고 삶의 새로운 원칙들이란 분명 계속 변화하는 조건 속에서 끈질기고 지속적인 실천을 통해 떠오르는 것일 겁니다. 세계는 변하고 있고 계속해서 스스로를 변화에 맞춰 나갈 겁니다. 우리의 의도나 계획도 이 변화에 영향을 미치긴 할 겁니다. 하지만 개개인의 삶에 적용할 만한 원칙을 세우기도 전에 매우 빠르게 변화할 것입니다. 그러니 점이나 치면서 인생을 낭비하지 말고 열심히 일합시다. 힘닿는 데까지 지치지 않고 해야 합니다. 계속 하세요. 계속 시도하고, 또 시도하세요. 이건 성경에도 나와 있는 말입니다. "구하는 자, 얻으리라." 이는 천 년도 더 전에 쓰인 말이지만 여전히 유효한 말입니다. 따라서 방정식에서 하나의 변수가 영원히 불멸의 상태로 남아 있다고 생각하고 우리에게 주어진 과업을 위해 헌신을 다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운명을 결정할 것입니다.


(인디고: 마지막으로 '가능성'의 사회학자로서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희망에 대한 정의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희망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조상들이 훌륭한 라틴어 격언으로 대답을 마련해 놓았습니다. "숨 쉬는 한, 나는 희망한다(Dum spiro spero)."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이 문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할 수 있을 텐데, 이것이 바로 제가 미래에 대해 갖는 입장입니다. 저는 강연에서 "당신은 왜 그렇게 비관적인가?"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요. (웃음) 이 라틴어 격언이 저의 대답입니다. 키케로도 이 말을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저는 낙관주의자도 비관주의자도 아닙니다. 제 스스로가 정의하길, 낙관주의자는 지금 이곳의 세계가 도달 가능한 최선의 세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반면 비관주의자는 '누가 정답을 알겠어. 그래도 아마 저 사람 말이 맞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죠. 그러나 이러한 구분은 불완전한 것이죠. 저는 여기에 제3의 부류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희망하는 자들'이 그것입니다. 지금과는 다른 대안적인 세계가 가능하다고 희망하는 자들이죠. 저는 새로운 세계가 불가능해지는 지점은 오직 우리가 희망하기를 멈출 때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멈추지 않는 한, 우리는 오랫동안 희망해 온 것들에 분명 도달할 수 있을 겁니다.」*


15/08/07


* 인디고 연구소(InK) 기획. (2014). 희망, 살아 있는 자의 의무: 지그문트 바우만 인터뷰. 서울: 궁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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