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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권력도 분립이 필요하다 본문
「일에 대한 생각이 일하는 현장에서 제거될 때 우리는 서로, 또 자기 자신과 분열된다. 사고는 본질적으로 행동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우리가 특별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이성적 활동을 통해서다.
인본적 경제는 사람들 대다수가 이런 만족감을 성취할 가능성을 미리 배제하지 않는 경제다. 이는 규모에 대한 감각을 필요로 한다. 서양에서는 정치적 권력의 집중을 막기 위해 입법·행정·사법 기능의 분리 같은 조치를 취해왔다. 하지만 경제적 권력의 집중은 막지 못했고, 이런 집중이 완전한 인간 번영을 이룩하는 조건(결코 장담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을 어떻게 훼손시키는지를 살피는 데도 무참히 실패했다. 우리가 쇼핑에서 얻는 위안은 그저 우리를 마비시켜서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게 만들 뿐이다. 심지어 우리가 거대 자본에 이바지하고 있는 순간에도 말이다.
자유시장의 옹호자들은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자유로운 인간이라는 사실을 너무 자주 잊는다. 이런 인간을 주변에 두려면, 독립의 가치가 길러지고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잘 맞는 일을 찾을 수 있는 경제가 필요하다. 이제는 사유재산과 법인재산에 대한 오랜 혼란을 없애야 할 때다. 보수주의자들이 사유재산을 자유의 기둥이라 칭송했던 것은 틀리지 않았지만, 법인재산을 두고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전례 없이 거대한 자본의 집중을 옹호하는 것이 된다. 그 결과는 멀리서 행사되는 힘이 자영업과 자립의 기회를 막는 것으로 나타난다.
기업가 정신이 보호받기 위한 방법을 제안하는 것은 공공정책에 더 정통하고, 의도치 않은 결과에 보다 민첩하게 대처하는 사람의 몫이다. 나는 이 다루기 힘든 문제에 대해 진보적 공화주의의 접근을 권하고자 한다. 공화주의는 인간의 위상을 무너뜨리는 것에 강한 반감을 갖는 민권 옹호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진보주의는 더 나은 세상에 대한 전망을 안고 있다. 진보적인 공화주의의 성향은 인간 조건에서 최상의 것을 실현시킬 우리 공통의 잠재력에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이것의 실현을 위한 조건을 함부로 파괴될 수 없는 공공의 복리로 간주한다.」*
15/04/24
* 매튜 크로포드. (2010). 모터사이클 필로소피: 손으로 생각하기. (정희은, Trans.). 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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