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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나는 맹자, 육상산, 왕양명으로 이어지는 유가의 심학(心學) 라인도 진화론적 신비주의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이 진화론적 신비주의를 가장 분명하고 종합적으로 세상에 전하고 있는 인물은 켄 윌버일 것이다. 「세상에는 본질적으로 두 종류의 신비주의가 존재한다. 오직 초월과 신성(the Light)과의 합일만을 가르치는 신비주의가 있고, 초월적인 것과의 합일을 존중하면서도 물질 속에서 은총으로 변형되는 신성이 탄생함을 강조하는 '진화론적 신비주의'가 있다. 역사는 첫 번째 신비주의가 계급제도, 불평등, 부정의와 손쉽게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신비주의에서는 세상은 필연적으로 불완전하거나 환상이고, 그런 세상에서 초월적인 자유를 누리는 방법은 오직 세상으로부터 도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신비..
「현대 물리학은 미분리된 전체인 흐름 속 형성 활동을 중시하는 관점을 거부한다. 물리학자 대다수가 상대론이나 양자론에서 그런 관점의 필요성을 무시하거나 거의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이것을 주로 수학 형식에만 등장하는 특징으로 여기고 사물의 진정한 모습을 나타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리학에 상상력을 불어넣고 이론을 피부에 와닿게 하는 비형식 언어나 사고방식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대다수 물리학자는 옛날 원자론자들처럼 우주 만물이 기본 구성 요소인 소립자로 만들어진다고 굳게 믿는 가운데 말하고 생각한다. 생물학 같은 다른 과학 분야에서 이런 확신은 더 강하다. 이들은 현대 물리학이 이룬 혁명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현대 분자생물학자는 DNA 분자 구조나 기능에 대한 연구를 확장하면 생명이나 마..
단학은 우리나라에서는 흔하지만 전 세계 신비주의 전통에서 봤을 때는 참 독특하고 이단적인 그리고 비주류인 철학/수행 체계다. 거의 모든 신비철학과 형이상학 철학을 통합적으로 조망하고 있는 켄 윌버조차 단학은 언급하지 않는다(다시 자세히 읽어보니 언급하고 있다). 쿤달리니 요가의 차크라 개념이 단학의 개념과 가장 비슷하긴 한데, 쿤달리니 요가와도 여러 면에서 다른 것 같다. 한편 단학은 사기꾼이 득실거리고, 잘못 수행했다가는 상기병에 걸리는 수행체계로 악명이 높기도 하다. 그러나 이 수행이 주는 잠재력과 가능성은 결코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관조(주시, 각성, 깨어있기)와 단전호흡이 결합하면 그것이 바로 성명쌍수요, 영육쌍전이다. 전자만 있다면, 심오한 몰입(삼매, 무의 경험)을 체험할지는 모르나 몸은 ..
「질문: 선생님께서는 세계의 위대한 영적 전통은 두 가지의 크고 매우 상이한 진영으로 구분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신 것 같은데요. 윌버: 그렇습니다. 만약 우리가 '신성한 존재'를 이해하려는 다양한 종류의 인간적인 시도를 동서남북 모두에서 주시해 본다면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영성에 대해 두 가지의 매우 상이한 형식인데, 이것을 나는 상승과 하강이라고 일컫습니다. 상승의 길은 순수하게 초월적이며 내세적입니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금욕주의적이고 고행적이고 요가수행적이며, 또한 그것은 신체, 오감, 성욕, 세상사, 육욕 같은 것에 가치를 두지 않거나 심지어 부정하는 경향마저 있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이 아닌 왕국(천국)에서의 구원을 추구합니다. 그것은 현현하거나 윤회하는 세계를 악이나 환영으로 봅니다. 그것은 윤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