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당견 (7)
모험러의 책방
“마음이 그 도리를 잃으면 사물에 부림을 받는다. 사람들은 자신이 부림 받는 것도 자각하지 못하고, 바야흐로 자신이 주관한다고 생각하며, 외물이 마음을 호령하는 것도 모르고, 마침내 외물에 유혹되어 이끌려 다닌다. 적을 제어하는 것은 쉬우나, 외물을 제어하는 것은 어렵다. 군대의 편대를 깨는 것은 쉬우나 유혹에 이끌리는 것을 깨는 것은 어렵다. 적은 나를 사지로 몰아넣고, 외물은 나로 하여금 욕심을 채우게 한다. 외물의 유혹을 받는 사람은 그것을 달게 여긴다. 만약 앞으로 그것을 가지고 살고자 하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살게 되고, 만약 앞으로 그것을 가지고 사람이 되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그런 사람이 될 것이다. 외물은 적보다 더 악독하며, 외물의 유혹은 적군의 위협보다 더 위험하다. 허망한 사람은 ..
“마음에는 열 가지 질병이 있다. 존귀하면 거만하게 되고, 비천하면 위축되고, 부유하면 교만하게 되고, 가난하면 속이 좁아지고, 즐거우면 마음이 흩어지고, 근심하면 마음이 굳어지고, 평화로우면 나태해지고, 성나면 주변이 어지러워지고, 증오하게 되면 마음이 비뚤어지고, 사랑하면 빠지게 된다.”* 13/04/04 * 당견, 에서 봄. 2012/06/28 - 마음이 취하는 모습들 2012/06/25 - 인간관계의 세 가지 상태 2013/04/06 - 마음이 그 도리를 잃으면 당견의 잠서
당견은 태생적으로 몸이 몹시 허약했고, 또 가난했다. 친구가 이를 동정하자, 당견은 그 동정은 매우 고마운 것이나, 사실 그것은 축하할 일이라고 답하며 이렇게 말했다. “몸이 강한 사람이 필시 먼저 피폐해지고, 기운이 성한 사람이 필시 먼저 위축됩니다. 기운이 강함을 믿고 주저함도 없이 혹 색에 빠지고, 혹 과음하고, 혹 과식하여 겉으로는 몸을 심약하고 쇠약하게 갉아먹고, 안의로는 의지를 미혹시킵니다. 강성한 사람은 그래서 스스로 몸을 해치는 것입니다. 생명을 보양하고 죽음을 늦게 맞이한 사람은 항상 질병이 있기 때문이고, 욕심을 버리고 도에 가까운 사람도 질통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질통은 마땅히 축하할 일이지요. 또한 옛날 사람들은 억압을 받아 뜻을 더욱 분발할 수 있었고, 곤경에 처해서 학문에 ..
흔히 공부에는 때가 있다고 말한다. 젊어서 공부해야 함을 강조하는 말이다. 그러나 당견은 혈기가 안정되는 노년이야말로 공부의 적기라고 말하며, “금년 내 나이 70이므로 힘써 공부할 시기”라고 적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을 이었다. “전에는 몸의 욕망대로 따라가다 도와 멀어졌지만, 지금은 담비 가죽과 여우 털옷의 따뜻함이 거친 베옷과 매한가지다. 몸을 가리고 있던 욕망의 꺼풀이 벗겨졌기 때문이다. 전에는 눈의 욕망대로 따라가다 도와 멀어졌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여인과 이모저모 볼품없는 부인이 매한가지다. 눈을 가리고 있던 욕망의 꺼풀이 벗겨졌기 때문이다. 전에는 입의 욕망대로 따라가 도와 멀어졌지만, 지금은 왕후가 드시는 맛깔스런 음식과 일반사람들이 먹는 음식이 매한가지다. 입을 가리고 있던 욕망의 꺼풀이..
"정신은 기를 지배하고, 기는 형체에 머문다. 마음이 생하면 정신은 없어지고, 마음이 사라지면 정신은 거한다."* 13/03/28 * 당견, 에서 봄. 2013/03/17 - 정신의 거처 2013/02/26 - 정신의 칼날 2012/12/29 - 정신의 삶 2012/08/21 - 텅빈 마음 2013/02/16 - 명상
"천지의 도를 배워 비록 천지에 대해서는 알았다 하더라도 도가 여전히 천지에 있다면,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성인의 도를 배워 비록 성인에 대해서는 알았다 하더라도 도가 여전히 성인에게 있다면,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군신·부자의 도를 배워 비록 그 도를 알았다 하더라도 그 도가 여전히 군신·부자에게 있다면,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시장을 지나가는 사람이 보물을 보고 기뻤는데, 길을 가다가 그것을 잊지 못하고 돌아와 가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 보물은 자기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마치 하찮은 물건과도 같은 것이다. 어찌 이 보물을 보물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것으로 도를 비유하자면 도가 자기 소유가 아니라면 어찌 그 도를 도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늘이 만물을 낳았지만, 도는 만물..
「대저 달구지꾼과 말은 먼 길을 가는 데 도움은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중도에 그것을 잃으면 사람의 발만 같지 못하고, 힘은 사람의 힘만 못해서, 나가고자 해도 나갈 수 없으며, 물러가고자 해도 물러갈 수 없고, 좌우 어느 쪽으로도 돌이킬 수 없다. 그러나 어찌 주저앉아만 있겠는가? 돌이켜 자신을 의지해 나아갈 뿐이다. 내게 말이 없어도 발이 있으며, 내게 달구지꾼이 없어도 힘이 있지 않은가. 발이 비록 약해도 다니지 못할 정도는 아니며, 힘이 비록 약해도 거동치 못할 정도는 아니다. 다른 사람들은 날 듯이 뛰어 서울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나는 발이 부러질 듯한 어려움 속에서 간신히 서울에 도착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훨씬 이전에 서울에 도착했다. 진실로 수고로움을 꺼리지 않으며 뒤처지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