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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그 도리를 잃으면 본문

명문장, 명구절

마음이 그 도리를 잃으면

모험러
“마음이 그 도리를 잃으면 사물에 부림을 받는다. 사람들은 자신이 부림 받는 것도 자각하지 못하고, 바야흐로 자신이 주관한다고 생각하며, 외물이 마음을 호령하는 것도 모르고, 마침내 외물에 유혹되어 이끌려 다닌다.

적을 제어하는 것은 쉬우나, 외물을 제어하는 것은 어렵다. 군대의 편대를 깨는 것은 쉬우나 유혹에 이끌리는 것을 깨는 것은 어렵다. 적은 나를 사지로 몰아넣고, 외물은 나로 하여금 욕심을 채우게 한다. 외물의 유혹을 받는 사람은 그것을 달게 여긴다. 만약 앞으로 그것을 가지고 살고자 하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살게 되고, 만약 앞으로 그것을 가지고 사람이 되려고 하면 어쩔 수 없이 그런 사람이 될 것이다.

외물은 적보다 더 악독하며, 외물의 유혹은 적군의 위협보다 더 위험하다. 허망한 사람은 밖으로는 외물에 유혹을 받고, 안으로는 욕망의 노예가 되어 세속에 빠지고, 신체의 욕심에 따르고, 부귀에 눈이 멀고, 근심과 쾌락에 전도되어 혼란하게 된다. 이것은 그 생명이 잡초에 붙어사는 곤충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 당견

위 구절은 <자본론>의 '상품의 물신적 성격과 그 비밀'편을 떠올리게 한다. 그곳에서 마르크스는 고작 하나의 사물일 뿐인 상품이 어째서 기묘한 힘을 갖고 인간을 부리게 되는지, 어째서 고작 이러저러한 재료의 조합일 뿐인 상품이 인간세계에서 신비한 의미를 지니게 되는지를 분석했다. 그리고는 더는 사람들이 상품(외물)의 지배를 받지 않는 세상인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을 꿈꿨다.

모르긴 모르되, 그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이란 바로, '마음이 그 도리를 잃지 않은' 사람들의 공동체일 것이다.
 
13/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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