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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이를테면, 강剛과 유柔는 서로 대립하며, '건조'한 것이 있으면 습한 것도 있다. 그러나 건조한 것의 건성만을 고집하다 보면, 딱딱해지기는커녕 부러지기 십상이며, 습한 것의 습성을 고집하다 보면, 유순함이 지나쳐 액화되어 버린다. 적대적 양상의 각 부분은 상반된 성향들과 균형을 이룸으로써, 즉 반대 부분과의 의존과 소통에 의해 구체적으로 존재하게 된다. 여기에서 두 공리가 도출된다. 그 하나는, 이것은 저것과의 관계에서만 존재한다(각 양상은 다른 양상과의 대립관계를 통해서만 그 자체로 존재하며 정체성을 갖는다)는 사실이며, 다른 하나는 이것은 또한 저것이다(다시 말해, 정체성 속에서 확인되는 각 양상은 반대의 것에도 속한다)라는 사실이다. 물론 다름은 운행의 기원에 이미 나타난다. 하지만 대립에서 기인..
남성성(masculine, 양)은 긍정적으로 발현되면 적극성, 절제력, 사려 깊은 합리성, 관용을 아는 강인함 등의 모습을 띤다. 부정적으로 발현되면 맹목적 주장, 잔인함, 파괴적 충동, 일방적 최후통첩 등의 모습을 띤다. 여성성(feminine, 음)은 긍정적으로 발현되면 상냥함, 인내, 배려, 자애로움 등의 모습을 띤다. 부정적으로 발현되면 허영, 변덕, 옹졸함, 쉽게 상처받는 예민함 등의 모습을 띤다. 남자에게도 내면에 여성성이 깃들어 있으며(아니마anima), 여자에게도 내면에 남성성이 깃들어 있다(아니무스animus). 남성성과 여성성에 우열과 옳고 그름, 선악은 없으며 각자 양면성이 있을 뿐이다. 필요한 것은 균형과 조화다. 이것이 칼 구스타프 융의 통찰. 그러니 남자와 여자들이여, 서로의 성..
「우리는 후자, 즉 유년기에 반대되는 의미로서 내적인 가치를 중요시하는 성인이라는 개념을 옹호한다. 어린이는 자기중심적이고, 두려움을 느끼는 의존적인 존재다. 성인은 담대하며, 용기있고, 공손하며, 독립적이며 다른 이들을 위해 봉사할 줄 아는 어른이다. 따라서 소년이 어른스러워지고 철없는 행동들을 떨쳐내게 되면 한 남자가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소녀가 성인으로 성장하면 한 여성이 되는 것이다.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는 도덕적이고 인간다운 훌륭한 삶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한 여성이 고결한 삶을 살아간다면 그것이 여자다움이고, 한 남성이 고결한 삶을 살아간다면 그것 또한 남자다움이다. 여성과 남성은 같은 미덕을 추구하며 살지만 각자가 덕에 이르는 길이나 표현법은 상이하다. 자매, 어머니, 부..
이런 책은 책에서 말하는 여자를 여성성(feminine)으로 남자를 남성성(masculine)으로 고쳐 읽어야 유익하게 읽을 수 있다. 요즘 시대에 완전히 여성적인 여자와 완전히 남성적인 남자가 얼마나 있겠는가? 남성성이 강한 여자도 얼마든지 많고, 여성성이 강한 남자도 얼마든지 많다. 대게 우리는 양 극단 사이 어느 한 지점에서 남성적인 면과 여성적인 면이 공존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지 않고 이런 류의 '여자 심리', '남자 심리'를 말하는 책을 읽으면 두 페이지도 채 못 읽고 책을 집어 던지게 되어 있다. 여자는 이렇고, 남자는 저렇다고 규정하는 틀이 터무니없거나 과장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냥 그 사람의 생물학적 성이 무엇이든, 그 사람 내면이 여성성에 가까운가 남성성에 가까운가에 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