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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죽음을 권하다 본문

명문장, 명구절

편안한 죽음을 권하다

모험러
「죽음이 임박해서는 무언가를 삼킬 힘도 약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마음씨 고운 간병인은 한술이라도 더 먹이려는 사명감에 불타 눈물겨운 노력을 기울인다. 그 결가 그르릉, 그르릉 소리가 날 정도로 목에 음식물이 걸려 고통스러워한다. 그러면 코로 튜브를 넣어 그것을 빨아내는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이것은 죽어가는 사람을 이중으로 괴롭히는 일이지만 간병인에게는 그런 것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본의 아니게 너무도 괴롭고 슬픈 이야기를 늘어놓게 되었다. 하지만 이처럼 의료적인 '학대'나 간호라는 이름의 '고문'을 거치지 않고 죽기란 지극히 어려운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곰곰이 생각해보자. 죽음이라는 마지막 과정을 평온한 '자연사' 코스에 태워주는 것이 진정한 배려이며 좋은 '간호'가 아닐까? 어느 누구에게도 방해받는 일 없이 조용하고 편안한 죽음의 과정을 겪을 수 있도록 말이다.

본인이 스스로 먹을 수 있도록 조리법을 궁리하여 눈앞에 놓아둘 뿐, 손을 대지 않으면 그대로 물려버린다는 북유럽식 간호라든지, 이시토비 고조가 쓴 『편안한 죽음을 권하다』에 소개된 것처럼 '영양을 취하지 않고 누워 있는 사람에게 물만 주어 조용히 간호한다'는 미야케 섬 선인들의 지혜를 다시 한번 곱씹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간호'의 진수는 가능한 한 아무것도 하지 않고 환자를 '지켜보는' 데에 있을 것이다.」*

14/05/23

* 나카무라 진이치, <편안한 죽음을 맞으려면 의사를 멀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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