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러의 책방
끝없이 비 내리는 외계 행성 - 레이 브레드버리 SF 단편 본문
그 비는,
계속 내렸다.
그것은 거센 비였고,
영구적인 비였고,
진땀나는 비였으며,
찌는 비였다.
그 비는,
부슬부슬 내렸다가
쏟아부었다가
몰아쳤다가
눈을 때렸고
무릎까지 차올랐다.
그 비는,
다른 모든 비를 잠기게 하는 비였고,
다른 모든 비의 기억도 빠뜨리는 비였다
그 비는,
킬로그램과 톤 단위로 쏟아졌고
정글을 헤집고
나무를 가위처럼 잘라버리고
풀들을 깎아내고
대지에 터널을 내고
덤불을 쓸어버렸다
그 비는,
인간의 손을 주름진 유인원의 손으로 바꾸었고,
그 비는 단단한 유리같이 내렸으며,
그 비는 결코,
멈추지 않았다
- 레이 브레드버리, The long rain(끝없는 비) 도입부. 직접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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