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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 철학으로서의 유학' 독서기 #2 본문

모험러의 독서기

'보편 철학으로서의 유학' 독서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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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 보편 철학으로서의 유학, 이학사.


장재는 송나라의 새로운 유학을 연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우리가 익히 아는 인물인 주희, 즉 주자의 선배다. 이들 유학자 사이의 자세한 차이는 문외한인 난 잘 모르지만, 그럼에도 간간히 접하는 장재의 말들은 모두 마음에 와닿았다. 장재는 이렇게 말한다. 


끌어당김은 인간의 본성을 말로 표현할 수 없게 만드는 본질이고, 인간의 본성은 끌어당김의 주체다. 끌어당김, 표현 불가능성, 인간의 본성은 모두, 오므라들고 늘어나고, 움직이고 고요하고, 형체를 완성하고 시작하는 기의 기능을 가리키는 말들로서, 사실상 그것들은 하나이다. 따라서 만물의 존재를 오묘하게 만드는 측면을 가리켜 표현 불가능성이라 하고, 만물을 동질화시키는 측면을 가리켜 도라 하고, 만물 속에 구체화되는 측면을 가리켜 본성이라 한다. [인용 끝]


이렇게 장재는 모든게 하나로부터 유래했다고 봤고, 그 하나를 기라고 불렀다. 도덕성과 존재는 모두 이 불멸하는 기로부터 유래한다. 그래서 인간은 유한하지만, 기는 영원하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장재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하늘은 나의 아버지, 땅은 나의 어머니, 그리고 나같이 보잘것없는 존재조차도 그 가운데 귀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구나. 따라서 나는 우주를 가득 채운 것을 나의 몸으로 생각하고, 우주를 주재하는 것을 나의 본성으로 여긴다. 모든 사람은 나의 형제요 자매이고, 모든 사물은 나의 벗이다. 이 땅의 통치자는 나의 부모의 큰아들이고, 재상들은 그의 신하들이다. 나이 드신 분들은 존경하라. 이것이 어른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대접이다. 고아들과 연약한 이들에게 깊은 애정을 보여라. 이것이 젊은이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대접이다. 성인은 자신의 품격을 하늘과 땅에 일치시키는 사람이며, 현인은 가장 빼어난 사람이다. 비록 피곤하고, 연약하고, 신체에 장애가 있고, 병들고, 또는 형제나 자식, 부인이나 남편이 없는 사람들일지라도 그들은 나의 형제들로서 다만 의지할 곳이 없어서 괴로워하고 있는 이들일 뿐이다. [인용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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