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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장공으로 서서 일하기

모험러

한동안 서서 일하다가 얼마 전 잠시 앉아서 일하는 방식으로 바꿔보았다. 모르고 지내던 손, 손목, 어깨 통증이 엄습해와 다시 틈틈이 서서 일하고 있다. 뒤틀렸던 몸이 다시 제자리를 찾는 듯 시원하다. 앉아서만 일하면 이상하게 아무리 반듯하게 앉아도 몸 이곳저곳이 금방 결려온다.


서서 일하는 환경을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비싼 스탠딩 데스크를 살 필요도 없다. 모니터는 아래 책을 쌓아서 받치면 되고, 키보드와 마우스는 아래 박스를 두어 받치면 된다. 나는 구식 모니터 박스를 올려두고 있는데, 이 박스 안에는 모니터 보호용 스티로폼이 박스 골격에 맞게 들어 있어 튼튼하고 안정적이다. 좌식 책상을 기본 책상 위에 올려놓고 쓰는 방법도 좋다. (참고로 나는 키보드는 마우스를 잡으러 어깨를 벌리지 않아도 되는 미니 키보드를 쓰고, 마우스는 수직으로 되어 있어 손목을 꺾지 않아도 되는 버티컬 마우스를 쓴다.)


내가 권하는 서서 일하는 비결은 서 있을 때 무릎을 아주 살짝 굽히라는 것이다. 이 무릎을 굽히는 행위가 주는 효능은 참으로 미스터리다. 팔극권의 마보, 태극권의 참장공*, 기천문의 내가신장, 트랜스워킹** 등의 핵심원리도 바로 이 무릎을 굽히는 것에 있다. 대체 왜 무릎을 굽히는 것만으로도 단전에 기운이 생기고 온몸에 기운이 활기차게 도는 것일까? 모르겠다. 알 수 없지만 나는 내 몸으로 그 효과를 늘 체험하므로 매일 자기 전에 내가신장을 30분씩 하고 잔다(발뒤꿈치를 들기도 하면서). 이 참장공, 내가신장의 원리를 서서 일하는 데도 적용하면 꿩 먹고 알 먹기가 된다. 따로 시간 내서 참장공을 하고 있지 않아도 일이 곧 수행이 된다(사상마련事上磨鍊). 다만 무릎을 많이 굽히면 오래 버틸 수가 없으므로 아주 살짝만 굽혀야 한다. 살짝만 굽혀도 참장공의 효과는 발휘된다. 혈액 순환도 잘 되어 몸이 차가워질 일이 없고, 굳을 일이 없다. 고수가 되면 무릎을 더 굽혀도 무방하다. 물론 중간에 힘들면 얼마든지 다리를 풀어주고, 스트레칭을 하고, 왔다 갔다 하고, 앉아 쉬어도 되고, 앉아 일해도 된다. 목표는 고행을 하자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활기찬 몸을 갖자는 데에 있다. 


김철홍 인천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컴퓨터 쓰는 일이 몸을 망가뜨리는 "가장 무서운 작업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일을 안 할 수 없다면, 새해에는 좀 더 지혜롭게 일 할 방법을 실천해보자.



15/12/31


* 정민영, <참장공 하나로 평생 건강을 지킨다>

** 트랜스워킹 홈페이지, http://www.trancewalking.net/

*** 오마이뉴스, 15.09.16, <"컴퓨터 쓰는 사무직, 가장 무서운 작업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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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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