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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을 박탈하여 막다른 길에 이르는 이성 본문

명문장, 명구절

감각을 박탈하여 막다른 길에 이르는 이성

모험러

「이성은 막다른 길에 이른다. 이성이 자신이 원하는 노래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그 노래에 넘어가지 않고 살아남기 때문에, 살아남기는 하지만 명령의 필요에 따라 스스로를 무력화하기 때문에, 자기를 돛대에 매고 감각들이 세계와 행복하게 결합하는 것을 금지하며 그러한 결합을 환상으로 치부하기 때문에 그렇다. 세이렌들은 자연 전체를, 타자성의 가장 장대한 첫 번째 형태를 나타낸다. 이성은 인간이 타자성을 진정으로 경험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인간이 자기 자신의 주체가 되지 못하게 한다. 자신의 힘, 세계의 힘을 통해 존재론적으로 자기 자신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자기는 인간에 대한 인간의 지배에 근거해 있다. 그러한 지배는 매번 주체의 가상적 파괴를 의미하지만 바로 그 주체를 위해 지배가 수행되고 있기도 하다. 자기 보존의 본능에 지배당하고 압제당하며 와해되는 실체는 삶의 한 부분이고 바로 그 삶의 부분에 따라서 자기 보존의 노력이 ― 제대로 보존되어야만 하는 것이 ― 규정되기 때문이다. 전제적인 자본주의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 권력이 결정한 객관적 형식하에서 ― 욕구의 만족을 불가능하게 하고 인간의 파괴를 지향하기 때문에 부조리하다. 그 부조리는 자기 자신을 희생시킴으로써 희생에서 벗어나는 영웅의 본보기를 통해 일찌감치 나타난다.[『계몽의 변증법』]」*


15/12/28


* 클로디 아멜, & 프레데릭 코셰. (2014).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오뒷세이아. (이세진, Trans.). 파주: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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