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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규범과 사회적 규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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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규범과 사회적 규범

모험러

「행동심리학자 댄 애리얼리는 <상식 밖의 경제학>에서 “우리는 두 개의 세계에 산다. 하나는 사회적 교환의 세계이고, 다른 하나는 시장 교환의 세계다.”라고 썼다. 사회적 교환은 '따뜻하지만 애매한' 것으로 도움의 제공, 선물의 교환, 이웃과의 협업, 자원봉사 등을 말한다. 여기서의 행위는 그 자체로 즉각적인 이익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반대로 시장 교환은 '칼 같은' 것으로 임금, 보수, 가격에 대한 계산에 기초를 둔다. 사회적 규범은 우뇌적이고 직관적이다. 반면 시장 규범은 좌뇌적이고 계산적이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우리는 이 두 가지 세계를 각각 분리시켜 생각하는데, 만일 우연히 혹은 고의적으로 둘을 섞는다면 온갖 오해가 생겨날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일례로 심리학자들이 탁아소에서 아이들을 늦게 데리러 온 부모에게 벌금을 매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실험해보았다. 통상적 체계에서는 늦게 오는 부모들은 죄책감을 느끼며 다음부터는 빨리 오려고 노력한다. 이것은 사회적 규범에 의해 지배받는 상황이다(내 아이가 다니는 보육 시설에서는 부모가 늦을 때 담당자가 전화를 걸어 이런 규범을 일깨워준다). 그런데 벌금이 부과되면서부터 부모들은 죄책감을 느끼는 대신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벌금을 내고 늦는 쪽을 택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흥미로운 사실은 몇 주가 지나 탁아소에서 벌금제도를 없애고 다시 과거의 체계로 돌아갔을 때에도 '고의적이지는 않지만 늦는' 부모들의 비율이 여전히 높았다는 것이다. 사회적 규범으로 되돌아가는 대신 이 부모들은 여전히 시장 규범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오히려 이제는 (벌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늦는 것은 상당히 이익이 되는 장사였다. 일종의 이력 손실 효과가 작동한 것이다. 이는 사회적 규범에서 시장 규범으로 가기는 쉽지만 되돌아오기는 매우 어렵다는 걸 보여준다.」*


15/03/17


* 데이비드 오렐. (2011). 경제학 혁명. (김원기, Trans.). 행성B웨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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