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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은 만들어져 나간다 본문
「존재는 어떤 기성품같이 이미 만들어진 틀도 아니고, 완전한 형상이나 이데아 같은 것도 아니다. 이런 틀, 형상, 이데아 같은 것도 됨됨에 의해 만들어져 나간다는 것이 과정의 원리이다. 만약 소강절이 항아리에 대해 점을 쳐보지 않았더라면 항아리는 깨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 항아리가 도공의 손에 의해 만들어 질 때 운명이 결정되어져 몇 날 몇 시에 깨질 것이라는 운명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만약 그 항아리가 다른 사람의 손에 있었더라면, 그날 그 시에 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필이면 소강절의 손에 들어와 그의 방에 우연히 놓여져 있게 된 것이 바로 그 항아리의 운명을 결정했다. 그래서 운명이란 것도 과정 속에서 만들어져 나가는 것이다. 결코 우리는 운명의 방관자적 관찰자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고 운명을 만드는 주인공인 것이다. 소강절은 항아리에 관한 점을 친 것이 아니라 자신에 관한 점을 친 것이다.
시간은 나를 휩쓸어 가능 강,
그러나 나 역시 그 강이어라.
그것은 나를 파괴하는 호랑이,
그러나 나 또한 그 호랑이어라.
그것은 나를 삼켜 버리는 불,
그러나 나는 그 불이어라.
- 요르게 루이스 보르게스(Jorge Luis Borges)」*
1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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