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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인 이유 본문

명문장, 명구절

시작이 반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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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속담의 진정한 풀이는 합생이란 말로 풀이될 수 있다고 본다. 어떤 시작도 시작을 의도할 때 우리는 그 출발점이 무로부터 출발되는 것인 양 어려워한다. 그러나 화이트헤드의 합생 이론에 의하면 모든 시작은 과거의 '힘' 즉 과거에 축적된 소여 대상 자료들과 함께 일어난다. 과거의 자료에 어울림으로 현재의 신기원이 나타난다. 그래서 현재의 시작은 과거라는 엄청남 힘에 엎혀 나타나게 되기 때문에 시작은 이미 반 이상이 시작된 상태에서 나온다.

시작인 반인 두번째 이유는 합생 속에는 부분과 전체의 구별이 없다는 점이다. 시작을 일 전체의 몇 분의 일로 생각하고, 부분이 모여 전체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엇을 시작할 엄두를 못 낼 때가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일 속에도 일 전체가 다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작은 일에 성실하라고 했다. 작은 일에는 무관심하고 큰 일에만 관심을 돌릴 때가 있다. 그러나 지극히 작은 일에 정성스럽게 임하는 것이 곧 큰 일을 완수할 수 있는 첩경이다. 그래서 합생은 지극히 정성스럽지 못하면 일어나지 못한다. 지극히 정성스러울 때만이 시작이 반인 것을 느낄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4/11/24

* 김상일, <화이트헤드와 동양철학>에서 발췌,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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