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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장, 명구절

깨어 있는 만큼만 존재한다

모험러
「물질의 공성이란 모습이 없는 참본성, 즉 공과 색, 무와 유를 상호 관통하는 진여성(眞如性)을 일컫는 것이다. '진공묘유'(眞空妙有), 즉 텅 빈 것은 묘하게 있는 것이다. 여기서 공은 모든 형상을 일으키는 살아 있는 '공'으로, 무궁무진한 생명력을 가진 허虛나 도道와 같은 것이다. '공'은 의식 차원의 개념이다. 물질의 공성을 깨닫는다는 것은 비어 있음과 있음이 한 맛임을 안다는 것이요, 생·주·이·멸 사상의 변화가 그대로 공상(空相)임을 깨달아 생사를 여의게 되어 걸림이 없는 의식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매순간 깨어 있는 의식이 아니고서는 결코 이를 수 없는 묘각의 경지이다. 과거나 미래의 속박에서 벗어나 '지금 여기'에 전적으로 몰입할 수 있을 때 그러한 깨달음은 저절로 일어난다. 그러나 의식이 잠들어 있으면 현상이라는 환영에 미혹되어 영적 자유가 속박되므로 사랑도, 명상도, 몰입도 불가능하다. 마치 몽유병 환자와도 같이 존재한다는 느낌조차 가질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붓다는 '깨어 있으라'고 한 것이다. 깨어 있는 만큼 존재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존재감은 깨어 있음에 비례한다. 깨어 있음이 곧 순수 '공' 이다. 

... 생각한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깨어 있어야 진실로 존재한다.」*

14/08/31

* 최민자, <동서양의 사상에 나타난 인식과 존재의 변증법>에서 인용,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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