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욕이 없구나!
어느 날 밤, 이탁오 선생은 불당에서 스님 회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회림이 의자 밑에서 잠자고 있는 고양이를 보며 말했다.* 회림: "저 고양이는 낮에 사람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가지 않고 의자 밑에 있으니 참 의리 있지 않습니까?" 탁오: "고양이를 사람들은 가장 의리 없다고 하지만, 정이 들면 떠나지 않는 것을 보면 의리 있는 짐승이 맞지요." 회림: "사람의 욕을 먹는 개야말로 성품이 의로워 집주인을 지켜주고, 쫓아도 가지 않고, 먹을 것을 주지 않아도 짖지 않으며, 스스로 더러운 똥이나 오줌을 먹고 삽니다. 그리고 개는 집안이 가난해도 근심하지 않습니다. 그러하니 '개'란 말로 사람을 욕하는 것은 옳지 않으므로, 반대로 '사람'으로 개를 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탁오: "그 말이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