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러의 책방
도도한 고양이 본문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비가 그치고 구름 사이로 별이 조금씩 보였다. 아는척만 하는 사이인 동네 고양이가 있다. 처마 밑에 도도하게 앉아 있길래 늘 그랬든 나 역시 도도하게 아는척만 하고 지나가려 했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그 고양이가 몹시 할 말이 있다는 듯 냐옹거리는 게 아닌가. 무슨 일인가 싶어 걸음을 멈췄다. 그랬더니 고양이가 잽싸게 다가와서는 서러운 일이 있었다는 듯 와락 안겨와 냐옹냐옹 부비부비 하는 게 아닌가. 나는 그저 말없이 고양이를 쓰다듬어 주었다. 사랑이 고플 때는 누구도 도도할 수 없는 것 같다.
12/07/20
모험러의 책방
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