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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예측을 무력화시키는 인간 본문
「인간은 과학적 예측을 무력화시키는, 이른바 자기충족적 예언을 실현하는 재귀적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혹은 아주 인문학적으로 말해서 자유를 지닌 존재다. 과학이 인간을 해명하려는 순간 이제까지 견지해온 과학의 방법적 표준을 위반해야만 한다. 이는 또 다른 의미에서 과학 스스로의 위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 위기는 신화에서 형이상학으로, 다시금 형이상학에서 과학으로 이행할 때 반복되었던 위기이기도 하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동일한 위기가 되풀이하여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위기의 양상은 언제나 달랐다. 그리고 그렇게 변화된 양상에 따라 학문의 주체인 인간에 대한 이해와 문제의식도 변하고 있다. 예컨대 포스트모던 시대의 탈형이상학적 경향은 형이상학적 주장에 대해, 그리고 독단적으로 보이는 가치 판단에 대해 면역반응을 일으키도록 우리를 훈련시켜왔다. 그러나 과학과 기술의 힘이 인류 문명의 방향성을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만들고, 상대주의적 인식론으로 인한 피로감은 은연중 형이상학에 대한 향수를 품게 한다.」*
16/05/20
* 박승억, <학문의 진화: 학문 개념의 변화와 새로운 형이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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