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진이완법과 역설이완법(progressive relaxation and paradoxical relaxation)

「역설이완법의 기원: 에드먼드 제이콥슨의 업적

역설이완법의 토대는 에드먼드 제이콥슨 박사의 작업과 점진이완법이라는 그의 치료법과 함께 거의 80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이 점진이완법은 서양의학에서 쓰이는 대부분의 이완법의 기원이 되었으며 20세기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변형되어 이용되었다. 수년간 점진이완법이 변비에서부터 이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환에 보이는 효과에 대해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다. 제이콥슨의 치료법이 세월의 시험을 견딘 것이다.

제이콥슨의 업적이 만들어진 배경

에드먼드 제이콥슨은 시카고의 중산층 가정에서 1888년에 태어났다. 총명한 학생이었던 그는 노스웨스턴대학교를 2년 만에 졸업했고, 18세가 되던 해에 하버드대학교에 입학하여 당시 최연소로 심리학박사학위를 수여받았다. 그는 시카고대학교에서 생리학을 가르쳤고, 후에는 러시의과대학에서 의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제이콥슨은 그가 8살 때, 즉 세기가 바뀔 때 그의 부모가 소유했던 시카고의 아파트에서 화재가 났었다고 말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의 부모와 가까운 친구 한 명이 화재로 사망했는데, 그의 부모들은 이 충격적인 상실에 혼란스러워하고 이성을 잃었다.

그의 부모가 겪은 혼란은 어린 제이콥슨을 괴롭혔다. 화재가 났을 때 그는 자신은 저렇게 당황하지 말자는 맹세를 했다고 말년에 술회했는데, 이렇게 고요하고 편안해지고자 하는 욕망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도 남아 있었다.

나중에, 하버드대학교 재학시절 자신의 불면증을 치료하면서 그는 자신만의 이완요법을 실험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그가 자신을 잠들게 할 수 있는 기법을 개발했을 때, 그는 자신의 박사 논문에서 긴장한 피실험자는 스트레스인자(두 개의 금속 막대 부딪히는 소리)에 즉각 반응한 반면, 자신이 개발한 이완법을 훈련한 환자는 거의 반응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제이콥슨은 스스로 개발한 이완법의 대가였다. 제이콥슨의 말년에 그를 인터뷰했던 한 신문 기자는 그토록 고요한 사람에 비해 자신은 얼마나 불안한 사람이었는지를 즉각 느꼈다고 적었다. 깊이 이완할 수 있었던 탓에 그는 자신의 산소 대사요구량을 감소시켜 물 속에서 몇 분을 버틸 수 있었다.

제이콥슨이 자신의 이완법을 학생들에게 시연했을 때 1, 2분 동인 그가 너무나 깊이 이완한 나머지 시체처럼 보였다고 하는데, 이는 긴장되었다고 할 만한 근육이 심장 기능과 호흡에 관계된 근육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도 이완에 통달한 그의 능력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는 그의 95년간의 긴 삶이었다. 특히 그의 부모 모두가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는 것을 볼 때 더욱 그렇다.

60여 년간, 제이콥슨은 불안장애, 우울증, 조증과 같은 심리적 질환 전반뿐만 아니라, 고혈압, 식도연축, 대장연축, 두통, 심장 두근거림이나 부정맥 같은 기능성 심장 질환도 성공적으로 치료했으며, 그러한 성공사례를 자신이 집필한 많은 연구 논문에 기록했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 것은 스트레스와 질병의 관계가 대중화되기 몇 십 년 전에 그 관계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몸과 마음 사이의 관계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거의 없었던 시절에 그러한 주제로 환자를 치료하고 과학적 실험을 수행했다는 것 또한 놀라운 일이다.

근육을 긴장시켰다가 이완시키도록 한 지시는 단지 긴장을 강조하여 환자 자신이 긴장할 때의 느낌을 깨닫도록 하기 위한 것임을 제이콥슨은 분명히 했다. 점진이완법을 터득한 사람들은 아무리 미세한 긴장이라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치료하기 가장 어려운 환자는 객관적으로 명백히 긴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는 거의 긴장을 느끼지 못한다고 이야기하는 환자들이다.

수축·이완 지시는 대부분 자신의 몸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긴장이라는 감각에 다시 친숙해지도록 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러므로 수축과 이완은 어떤 의미에서이든 근육을 피로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 목적은 긴장을 재현해서 수의적으로 이완했을 때에도 남아있는 미약한 긴장을 인식하게 하려는 것이다. 잔여 긴장이라고도 불리는 이러한 긴장은 이완시켜야 할 가장 중요한 긴장이다. 잔여 긴장을 이완시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가장 심도 있는 이완을 만들어낸다.

제이콥슨의 주요 작업은 1929년에 처음 출간되어 1939년 개정된 그의 저서 『점진이완법』에 기술되어 있다. 그는 전 생애를 통해 많은 책과 논문을 출간했다. 그는 재빨리 점진이완법이 그 당시 유행하던 최면이나 정신분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둘 모두를 별로 존중하지 않았다. 제이콥슨은 점진이완법이 변성 상태에서 혹은 전이나 암시 때문에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이 또렷하고 전이가 효과를 미치지 않는 비변성 상태에서 작용한다는 점을 강력히 주장했다.

그가 평생 동안 주장한 것들 중 하나는 '마음'이 단지 두뇌에서뿐만 아니라 말초 근육과 신경에서도 발견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그의 마지막 저서인 『인간의 마음』에서 주장한 것이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피실험자를 근전도검사계에 연결시킨 후 이들에게 자전거를 타는 상상을 하도록 지시했다. 그는 피실험자들이 자전거를 타는 상상을 할 때, 동시에 손발과 팔다리를 포함하여 저전거를 타는데 관련된 신체의 부분들이 마치 피실험자가 정말로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약하게 수축하였음을 발견했다. 마음이 근육에도 있음을 이해함로로써 그는 근육을 이완시켜 마음을 다스릴 수 있었다.

그는 오랫동안 사람이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자율신경계의 각성을 수의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개념을 도입했는데, 이 개념을 위장관 이완에 대한 자신의 작업에서 객관적으로 실증했다. 이는 당시로서는 놀라운 통찰이었다.

깊은 이완을 위한 열쇠: 눈과 발성 근육의 이완

아마도 제이콥슨의 가장 큰 통찰은 시각화와 개념적 사고는 언제나 눈과 발성 기관의 작은 근육 운동을 수반함을 발견한 것일 것이다. 그는 사람들이 사과를 상상할 때, 눈이 마치 사과를 실제로 보고 있는 것처럼 움직이면서 초점을 맞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와 유사하게 입술과 혀, 턱 그리고 목구멍을 포함한 발성 근육들도 단어와 문장을 생각할 때 조금씩 움직인다.

생각을 멈추기 위해 눈과 발성 기관 근육을 이완시키는 법을 배우는 것이 제이콥슨의 목표였음을 깨닫지 못한다면 당신은 위에서 설명한 통찰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도 있다. 고요한 마음의 상태는 몸을 아주 깊이 이완할 수 있게 한다. 그럼에도 시각과 발성에 관련된 근육을 이완시켜 마음을 고요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의학과 심리학에서 거의 완전히 과소평가되어 왔다.

그의 통찰이 지닌 임상적 유용성의 예로, 제이콥슨은 자신의 아이를 살해하는 것을 강박적으로 생각하는 한 환자의 사례를 들었다. 이러한 강박사고에 깊이 혼란스러워진 그녀는 도움을 받기 위해 많은 의사들을 찾아갔다. 제이콥슨은 그녀를 도와서 그녀가 이 강박적 사고를 갖는 동안 눈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검사했다. 그런 다음 그는 그녀에게 눈을 이완시키고 내면에서 자신의 아이를 죽이는 영상을 더 이상 바라보지 않도록 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녀는 강박적인 생각이 돌아올 때마다 자신의 눈을 이완시켜서 이를 멈출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의 마음을 조절할 수 있게 되자 그녀는 자존감을 회복했고, 오랫동안의 불안과 강박사고에서도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좋은 기분도 회복했다. 그리고 이 양성 되먹임 고리 덕택에 점진이완법에 능숙하게 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입었다.

시각화를 중단하기 위해 눈을 고요히, '내적 대화'를 멈추기 위해 발성 근육을 고요히

눈과 발성 기관의 근육을 이완시키면 생각을 멈출 수 있다는 제이콥슨의 발견은 대가의 기술이다. 수 세기 동안, 동양에서 주류를 이루었던 지혜 전통에서도 시끄럽고 산만한 마음이 자신의 제약 없는 본성을 경험하고 대우주와 합일됨을 느끼는 것을 방해한다고 이해했다. 몇몇 고대의 요가, 도가와 또 다른 비교의 명상 전통에서도 가장 깊은 명상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필수적인 준비 과정으로 눈과 발성 근육을 이완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어 왔다.

제이콥슨의 발견은 심오하면서도 단순하다. 어떻게 보면 시각화란 눈을 감고 있을 때에도 어떤 대상을 보는 것처럼 눈이 초점을 맞추기 위해 근육을 움직이는 것이다. 따라서 시각화는 몸에서 분리된 '정신적인' 활동일 뿐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신체적 반응도 관련된 것이다. 이와 유사하게, 제이콥슨은 생각할 때에도 발성 근육들이 약간씩 움직이는 것을 발견하고, 이를 '묵독'이라고 명명했다. 즉 생각이란 입술과 혀, 목구멍과 성대의 미세한 움직임을 수반하는 일종의 말하기인 것이다.

눈과 발성 근육을 이완시키면 깊이 이완할 수 있다

인간이라는 유기체는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고, 이에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런 반응에는 일정한 정도의 근육 긴장이 관련되어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몸과 마음을 고요히 하여, 반응하고자 하는 충동을 고요히 할 때, 우리는 깊이 이완하여 휴식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증거를 느린눈운동수면(즉, 꿈 없는 잠)에서 일어나는 깊은 휴식에서 찾아볼 수 있다. 빠른눈운동수면도 잠의 중요한 측면이지만, 그것은 잠자고 있는 사람이 꿈을 꾸거나 자는 동안 시각상을 체험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느린눈운동수면이 가장 좋은 휴식을 제공한다. 가장 깊으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수면은 시각상, 즉 꿈이 없을 때 일어나는 수면인데, 이는 빠른 눈 운동의 부재로 확인된다. 수면 시나 각성 시에 잡생각이 없는 것은 깊은 휴식을 의미하는 것이다.

만일 즉각적인 위협을 받을 때를 제외하고 아무 생각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하는 '비상 반응'은 촉발되지 않을 것이다. 깊이 고요한 마음이란 현재 생존과 관련된 어떤 문제도 없음을 의미한다.

마음의 평화란 생각하지 않는다는 뜻

우리는 대개 마음의 평화가 고결한 것으로서 늙은 현자들이나 지속할 수 있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제이콥슨은 이 '마음의 평화'에 대한 이해를 알기 쉽고, 실용적이면서도 획득 가능한 것으로 만들었다. 마음의 평화란 생각이 없는 고요한 마음을 의미한다. 마음의 평화는 당신을 이완할 수 있게 해, 당신 몸의 응급 센터에서도 '이상 무'라는 신호를 내보낼 수 있게 한다. 마음의 평화는 아드레날린 및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호르몬들의 혈중 농도 증가를 멈추어 평화로운 상태에 있을 수 있도록 해 준다.

눈과 발성 근육의 이완은 점진이완법의 고급기법이다

눈과 발성 근육의 활동을 식별하려면 먼저 몸 전체를 이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일단 일정한 수준으로 몸을 고요히 할 수 있게 되었다면, 이제는 당신의 마음속을 오가는 일련의 영상과 생각에 관심을 갖기가 더 쉬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영상과 생각을 볼 수 있게 되면, 이제 당신은 '내면 보기와 내적 대화를 내려놓는' 세밀한 기교의 연습을 시작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환자들은 눈과 발성 근육의 이완을 연습하지 않고도 골반통증과 기능장애를 감소시킬 수 있도록 충분히 몸을 이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 고급기술을 배우지 않고서는 충분히 고요해질 수 없는 사람들도 있다.

제이콥슨의 작업에서 개발된 역설이완법

제이콥슨의 시대에 번창한 종교는 바로 과학이었으므로, 어떤 치료법이 조금이라도 영적이거나 신비주의적인 구석이 있다면 그 치료법은 그 당시의 계몽주의자들에게 의심을 샀다. 제이콥슨은 그의 방식이 소위 영적 훈련과 관계가 있다고 여겨지는 어떠한 실마리도 피했다. 사실은, 점진이완법은 전 세계의 영적 훈련 중에서도 가장 뛰어는 것 중 하나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제이콥슨의 시대에는 침술이나 기공, 요가와 명상이 지닌 치유력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었는데, 이는 이러한 방식들이 과학적 논문으로 기술되고 있는 현재와는 정 반대의 경향이었다.

우리는 이러한 점진이완법을 변형시켜 현재에 더 활용하기 쉽게끔 하였다. 우리는 그 통찰과 골반바닥근육을 이완시키는 방법론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이전과는 다른 언어를 이용하였다. 이 점진이완법의 변형을 우리는 역설이완법이라고 부른다.

역설이완법은 무엇이 역설적인가?

역설이란 그 자체로서는 모순이 되는 것 같지만 말할 것도 없이 진실인 서술을 의미한다. 역설의 예시들은 철학과 영적 저술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한 예로 단주모임의 전제는 환자 자신이 알코올에 전혀 통제력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함으로써만 알코올 중독에 대해 통제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적 수업』에서는 "갖고 싶다면 모든 것을 모두에게 주어라"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만일 당신이 무언가를 원한다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주라는 뜻이다. 선(禪)의 전통에서도, 일본의 유명한 선사인 스즈키 로시는 "만일 말이 다가오기를 원한다면 말에게 큰 목초지를 주어라"라고 쓰고 있다.

역설이완법의 역설은 당신이 긴장을 발전시키기 위해 스스로를 훈련시키는 관계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이는 다음과 같다. 당신은 긴장을 받아들일 때에만 이완할 수 있다. 골반바닥을 성공적으로 깊이 이완할 수 있는 사람들의 기술은 긴장과 불편감과 함께 존재하면서도 긴장과 불편감과의 관계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역설이완법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방법을 배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스로의 긴장과 불편감과 일정한 관계를 발전시킨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어떻게 수축된 상태, 다르게 표현하면 무의식적인 노력과의 관계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수 있는 것인가? 긴장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무슨 뜻이며, 긴장을 받아들이는 것이 왜 이완을 일으키는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는 이 모든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또 다른 수준에서, 이는 우리 모두에게 가장 깊은 진실을 말하고 있다.

제이콥슨이 정확히 이해한 바대로, 이완은 노력을 내려놓는 것과 관련이 있다. '노력을 내려놓는' 것은 무언가를 '하는' 것을 내려놓는다는 뜻이다. 근육의 긴장은 어느 정도 '무엇을 하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이 '무언가를 하는' 행위는 자전거를 타는 것부터 당근을 자르는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는 모든 행위와 관련되어 있다. 이 '무언가를 하는' 것은 한 대 맞는 것에 대비해 방어 자세를 취하거나, 도망칠 준비를 하며 긴장하는 것, 혹은 공격하기 위해 근육을 수축시키는 것과 같이 생존에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

만일 우리가 당신에게 이완하라고 지시한다면, 당신의 마음은 아마도 이 지시를 무언가 다른 것을 '하거나' 노력을 기울이라는 지시로 받아들이겠기만, 사실 이완이란 이러한 노력을 더 이상 기울이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완이란 행함의 부재를 의미한다. '행함의 부재'란 얼마나 기묘한 개념인가! '행하지 않는다'라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완된 상태는 '존재하는' 상태이다. 이 상태에서는 어떠한 행위나 의지도 없다. 누군가가 당신에게 '존재하라'라고 말할 때 어떤 느낌이 드는지 주목해 보라. 일반적으로 말해서 '존재하기' 위해서는 어떤 것도 할 수 없기에, 당신을 이러한 지시가 당황스럽게 느껴질 것이다.

이완과 '존재하기'는 당신이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이완하라고 지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에게 즉각적으로 현재 상태를 바꾸려고 노력하지 말고 그냥 거기에 존재하도록 요구하는 것임을 발견했다. 우리가 제공하는 이완법 과정은 긴장과 통증에 대해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법을 지적하는 것이 포함된다. 따라서 우리는, 한걸음 물러나 무언가를 해보겠다는 의도 없이 긴장을 느끼고 받아들이면 조금 후에 이완이 일어남을 발견했다. 지금 '스스로를 이완시키게 된다'고 말하는 대신 '이완이 일어난다'고 말했음을 주목하라. 행위를 내려놓으면 자연스럽게 이완이 일어난다. 당신은 스스로가 이완하도록 만들 수 없는 것이다. 

당신이 무언가를 받아들이면 당신은 거기에 더 이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게 된다. 그것은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당신이 긴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당신은 그에 관련된 모든 의식적 노력을 멈추게 된다. 이는 당신이 긴장을 이완했다고 말하는 또 다른 방식이다. 긴장을 포용하는 것과 긴장을 멈추는 것을 일치시키는 것이 역설이완법만의 독창적인 통찰이다.

하리완쉬 랄 푼자는, 존재의 상태가 아닌 것은 감동적으로 묘사되지만 존재의 상태가 무엇인지에 관해서는 전혀 묘사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존재의 상태는 누군가를 이완시키는 데 목적을 둔 언어로 기술된다. 당신은 이완이란 무언가를 하는 것을 멈추는 것이라거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 혹은 시도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상태가 무엇인지 정확히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거의 없다. 역설이완법은 이 영원한 지혜를 빌어 당신이 그 자체를 완전히 받아들임으로써 노력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한다. 

정상으로 여기고 있던 만성적 긴장

역설이완을 배우면서 당신은 몸에서 일어나는 노력의 미묘한 느낌을 추적하는 데 집중하게 된다. 이러한 느낌은 별로 놀라운 것도 아니므로, 만일 누군가가 그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말해주지 않았다면 당신은 아마도 이를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이완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것은 우리가 보통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바로 그 작고도 평범한 노력에 관심을 기울임을 뜻한다. 사실, 우리는 이러한 긴장들을 정상으로 느끼고 있던 것이다.

노력 내려놓기를 다시 배우기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내려놓기를 거부한다. 노력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이것 역시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신이 이완에 실패하는 것은 이 핵심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긴장을 바꾸려는 이 쉽게 내려놓을 수 없는 시도를 그만 두는 것이, 노력을 내려놓는다는 것의 의미다.

몸으로 돌아가는 방법 다시 배우기

만일 몸에서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우리는 그 부분을 피하려 한다. 통증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당신의 주의는 불편한 부분 대신 다른 부분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 우리는 쾌락을 추구하고 통증은 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역설이완법을 실행하려면, 일단은 불편하더라도 당신의 몸에 다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생각이나 내면의 그림 대신 느낌 그 자체에 주의를 기울여라

긴장감이라는 경험을 받아들이는 데 주의를 집중하는 법을 연마하는 것이 본 이완법의 90%를 차지한다. 왕도는 없다. 연습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것이 바로 비밀이다.

감각에 주의를 집중시키는 것과 생각하는 것의 차이점은?

당신이 감각에 정확히 주의를 집중시킬 때, 당신의 마음은 고요해지면서 마음속에 오가는 상이나 문장은 줄어들 것이다. 감각에 주의를 기울일 때에는 과거로 돌아가거나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오직 현재에 존재해야만 한다. 생각이 이리저리 흘러다닐 수 있지만, 당신의 주의는 당신이 느끼는 감각에 집중될 것이다. 그러나 만일 당신의 주의가 생각으로 옮겨진다면, 대개 당신은 긴장과 불편함이 조금 증가하는 것을 느낄 것이다.

노력 오류

에드먼드 제이콥슨 박사는 "포기함으로써 얻게되는"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노력 오류"라고 불렀다. 그는 이완을 "노력을 내려놓는" 연습으로 표현했는데, "이완하고자 하는" 모든 시도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되면서 결국 노력을 그만 두려고 노력하는 꼴이 된다. 노력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소용없는 일이다.

긴장 등의 감각을 받아들이는 것은 노력을 내려놓는 것이다

당신이 그저 긴장이나 다른 감각을 느끼고 받아들일 때 당신은 이완법의 정수를 연마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당신에게 긴장을 느끼라고 지시할 때, 우리는 긴장감에 무언가를 더하거나 빼거나 하지 말고 그저 그 자리에 있게 하라는 것이다. 긴장과 함께 쉬라고 말할 때, 우리는 긴장을 느끼고, 긴장을 경험하면서도 당신 스스로를 고요히 하라고 말한 것이다. 당신은 긴장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므로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없다. 노력을 기울이지 않음으로써 이완이 가능해진다.

'그러한 것' 받아들이기

당신이 긴장감이나 불편감을 받아들일 때, 당신은 이 불편감에 무언가를 더하거나 빼지 않는다. 당신은 긴장의 '곁에 누워있다'. 당신은 긴장과 함께 존재하며 긴장을 느끼는 것을 빼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하이쿠라고 알려져 있는 일본의 시는 '그러한 것'을 받아들이는 순수한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말라버린 가을 낙엽/ 바스락거리며 날아간다"

"붉은 매/ 아무런 노력도 소리도 없이/ 흰 구름을 스쳐 지나간다"

"따뜻하고 향기로운 공기가 계곡을 채우고/ 싱싱한 나무에는 파랑새가 우짖는다"

위의 시에서, 시인은 그저 자신 앞에 있는 것들에 관한 경험을 서술하고 있다. 여기에는 어떠한 수식도, 어떠한 판단도, 그리고 경험한 것에 대한 어떠한 해석도 없다. 시인은 그저 그러한 것을 직접 받아들이고 있다.

스스로에게 인내심을 가져라. 불편감, 긴장감, 그리고 당신이 집중하고자 하는 어떤 감각이든 같이 존재하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당신이 판단하거나 해석하거나 바꾸려고 하지 않은 채로 편안하지 않은 것을 더 잘 받아들이게 될수록 더 나아진다. 긴장이나 불편감 혹은 다른 남아있는 감각을 느끼면서 어떠한 생각이 일어나든, 일어나는 것을 느끼고 받아들이라는 기본적인 수칙을 계속 적용하라. 이로써 가장 깊은 이완이 가능해진다. 

역설이완법은 주의집중 훈련이다

지혜 전통에서는 종종 현실의 가장 미묘한 측면을 경험하는 필수 요건으로서 마음의 힘을 길러야 한다고 종종 언급한다. 여기서 '마음의 힘'이란 주의를 흐트러뜨리지 않고 정신을 집중시킬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당신이 처음 역설이완법을 실시할 때에는 아마도 정신을 집중시킬 때 약간의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비록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이는 정상적인 것이다. 정신을 계속 집중시키는 데 왕도는 없다. 다른 능력들과 마찬가지로 정신을 집중하는 능력도 연습을 통해 길러진다. 당신의 마음이 집중한 곳으로부터 멀어지면, 계속해서 당신이 집중했던 감각으로 마음을 돌려놓아라. 마음의 방황을 당신이 다룰 수 있을 정도가 되려면 한 달 내지는 두 달 동안 꾸준히 연습해야 한다. 당신의 마음이 얼마나 방황하든 용기를 잃지 마라.

당신이 다른 사람의 무조건적인 받아들임에 반응하는 것과 같이 당신의 긴장은 당신의 무조건적인 받아들임에 반응한다

당신이 당신을 조건 없이 받아들여 주는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고 상상해보자. 그리고 이들이 스스로의 헌신을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고 상상해 보자.

"당신이 지금 그 자체로 여기에 있었으면 좋겠어요. 당신에게 무언가 변화하라는 게 아니에요. 물론, 당신이 어떻게 변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지만, 난 당신이 지금처럼 존재할 수 있도록 그 바람을 내려놓고 싶어요. 당신은 스스로 순간순간 변할 수 있고, 나도 당신이 얼마나 변하든 당신과 완전히 순간순간을 같이 있으면서 당신을 느끼고 받아들이고 싶어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든, 난 열린 마음으로, 진심으로 당신이 당신으로서 남아있기를 바래요."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친구를 감사하게 여길 것이다. 누군가가 이와 같이 우리와 함께 있을 때, 우리는 휴식할 수 있다. 공격당하거나 편견의 대상이 될 위험도 없다. 스스로를 방어하거나 생존을 보장할 필요도 없으므로, 개체의 비상체계도 쉴 수 있다. 투쟁해야 할 필요도 없다. 이런 친구의 태도는 우리에게 진정한 지지가 된다.

신체의 조직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무조전적인 태도에 반응한다. 당신의 조직은 당신의 생각에 물든다. 조직도 당신과 마찬가지로 같은 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 의식은 그러한 받아들임의 태도를 알아본다.

대부분의 사람은 스스로를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줄 수 있는 관계를 찾아 헤맨다. 당신은 스스로에게 그러한 친구가 돼 주어야 한다.

존재

역설이완은 당신이 완전히 존재하지 않고서는 효과적으로 수행될 수 없다. 이는 긴장을 느낄 때, 당신이 그 긴장감과 함께 존재함을 의미한다. 만일 당신이 과거 혹은 미래에 대한 생각으로 주의가 흐트러졌다고 느껴질 때, 당신의 주의를 다시 현재의 순간으로 돌려라. 백일몽을 꿀 때 몇 번이고 돌아오는 연습을 하라.

지금, 지금, 지금, 그러니까 지금!

지금에 존재하라. 지금 긴장을 느껴라. 지금 긴장과 함께 휴식하라. 지금으로 방황하는 당신의 마음을 돌려놓아라. 지금 긴장을 방해 없이 느껴라. 지금 긴장을 받아들여라. 역설이완법의 모든 지시는 '지금'에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역설이완법은 당신의 주의가 여기, 그리고 지금에 집중되어 있을 때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역설이완법은 고귀한 깨어있음

상당 부분, 역설이완법은 집중 훈련이다. 즉, 주의를 통제하는 연습인 셈이다. 라마나 마하리쉬는 명상을 명상의 대상에 계속 주의를 집중하기 위해 투쟁하는 '고귀한 전투'로 묘사하고 있다. 주의를 집중시키는 데 익숙해지면 애써야 할 일도 점점 없어진다. 결국 잘 조절된 주의라는 결과를 맛보고 나면 전투는 끝이 나면서 주의를 의지대로 손쉽게 감각에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할 수 있는 한 긴장을 이완시켰다면, 남아있는 감각이 무엇이든 간에 이를 받아들여라. 흔히 긴장은 받아들이면 사라지기 때문이다. 당신이 손쉽게 이완되는 것을 이완시켰다면, 긴장감이 느껴지든 느껴지지 않든, 남아있는 감각에 주의를 집중하라. 결과를 바라지 말고 계속 남아있는 감각과 함께 휴식하라. 남아있는 감각을 평가하거나 어떤 이익을 기대하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남아있는 감각에 계속 집중하라.」*

15/07/18

* 데이비드 와이즈·로드니 앤더슨, <전립샘염과 골반통증의 새로운 치료법>에서 발췌, 수정,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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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깨어있기  

지금 이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