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러의 책방

단지 스스로 서기를 바랄 뿐이다 본문

명문장, 명구절

단지 스스로 서기를 바랄 뿐이다

모험러

자공이 말했다.


"만약 백성들에게 널리 베풀어서 많은 사람을 구제할 수 있다면 어떠합니까? 가히 어질다 할 수 있겠습니까?"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떻게 어진 정도이겠느냐? 반드시 성인의 경지일 것이니 요임금과 순임금도 그 문제만은 부심했었다. 실로 어진 자는 스스로 서기를 바라서 남을 세우고 스스로 통달하기를 바라서 남을 통달시키며 가까운 데서 능히 예(例)를 드니 그것이 어짊의 비결이라 할 수 있다."(논어, 옹야/30)


「바로 이 말이 "자기가 하고자 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말라"(위영공/24)의 진정한 해석을 가능케 하는 지표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요순도 부심했던 바, "백성들에게 널리 베풀어 많은 사람을 구제한다"는 과제의 실행 요체는 단지 스스로 서기를 바라고 스스로 통달하기를 바라는 것일 뿐이다. 오직 그것만이 바로 남을 세우고 남을 통달하게 하는 것이며 나아가 널리 베풀고 창생을 구제하는 길이다.


그러나 위영공/24의 진정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옹야/30의 이 빛나는 단편도 역시 잘못 읽혀짐으로써 이 일련의 단편은 바른 해석에 이를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게 되었다. 즉, 대부분 "자기가 서고 싶으면 남을 세워 주고 자기가 통달하고 싶으면 남을 통달시켜 준다"는 기묘한 해석에 머무름으로써 서(恕)의 그릇된 해석과 함께 공자철학의 극히 핵식적인 한 부분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렸다.」*


15/01/07


* 이수태, <논어의 발견>에서 발췌,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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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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