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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수행의 핵심 투모(속불 명상) 본문
여러 잡다한 소리를 빼면 티베트 불교 수행의 핵심은 투모*(tummo: 속불 명상)다. 투모로 사람이 어느 경지까지 오를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다면 빔 호프(Wim Hof)를 구글과 유튜브에서 찾아보라. 그는 맨몸, 맨발에 반바지만 걸치고 에베레스트, 킬리만자로를 등정하고 얼음물 속에 한 시간 넘게 들어가 있기도 한다. 빔 호프는 그의 책 <Becoming the Iceman>**에서 누구나 자신의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활기찬 에너지, 강인한 몸과 정신, 면역력은 덤이다. 고대 수행체계 특유의 마술적 헛소리를 다 걷어내고 현대인 모두가 투모를 실천할 수 있도록 그는 투모 훈련을 단 한마디로 요약해 제시한다.
매일 찬물 샤워를 하라.
(주의: 냉수욕 이후에 온수욕을 하거나 운동을 해서 몸의 냉기를 몰아내고 땀을 내주어야 한다. 안그러면 오히려 몸이 상할 수 있다. 또 체질에 따라 냉수욕 자체를 해서는 안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끝이다. 여기서 더 심화된 경지로 나아가고 싶은 사람만 호흡 수련과 열감의 심상화 수련으로 나아가면 된다. 투모란 결국 단전호흡이다. 투모의 열기는 주천화후(周天火候)에 해당한다. 즉, 투모를 깊이 배우고 싶은 사람은 단전호흡 혹은 쿤달리니 요가를 배우면 된다. 문화권에 따라 언어의 상징체계와 수행법의 설명방식이 다를 뿐이다. 핵심 원리는 같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 외에도 투모를 일으키기 위한 수행법은 더 있는데 모두 엇비슷하다. 숨을 멈추고 있는 시간을 늘리거나 불을 시각화하는 등의 수행을 곁들이는데, 사실상 그것은 자기 암시와도 같은 것이다.
나로파가 전한 여섯 가지 가르침 중의 하나가 투모에 관한 것이다.
그 방법을 간추려서 소개하겠다. 말했듯이, 이런 수행법은 준비 단계인 호흡법과 다른 수행을 몇 년에 걸쳐 철저히 마친 제자들을 위해서 정리된 것임을 기억하기 바란다.
자세는 다음과 같다.
다리를 꼬고 앉아서 허벅지 밑으로 두 손을 넣고 꽉 낀다. 그 자세에서 수행자는,
(1) 위(胃)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세 번 돌리고 다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세 번 돌린다.
(2) 위를 최대한 격렬하게 휘젓는다.
(3) '거친 말이 몸을 흔들어대듯이' 몸을 격렬하게 흔들고, 다리를 꼬고 앉은 채로 뛰어오른다. 이 과정을 연달아 세 번 반복하고 나서 마지막에 최대한 높이 뛰어오른다.
이런 운동 끝에 몸이 따뜻해진다는 것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 훈련은 인도의 하타요가에서 따왔지만, 하타요가의 훈련과 투모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 다음에는 배가 '항아리 모양으로' 부풀어오를 때까지 들이마신 숨을 참는 훈련을 한다.
이어서, 앞에서도 본 도르제 날졸마의 시상화. 그러고나서 두 손바닥과 발바닥, 배꼽 아래에 각각 태양이 하나씩 있다고 상상한다.
두 손과 두 발에 있는 태양이 마찰을 일으켜서 불을 피워올리면 그 불이 배꼽 아래에 있는 태양에 부딪히고 그로 인해서 일어난 화염이 더욱더 위로 타올라 온몸을 가득 채운다.
숨을 내쉬면서, 온 세상이 불로 가득 차는 것을 느낀다.
이 훈련은 21번 높이 뛰는 것으로 끝난다.
위에 소개한 두 수행법에는 비슷한 점도 있지만 다른 점도 꽤 나타난다. 나로파가 전한 수행법에는 뛰는 동작이 따르지만, 전자는 자세가 완전 부동이다.
투모 훈련을 통해서 어느 정도 성과를 얻을 수 있는지 완벽하게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그 중에는 실제로 존재하는 현상도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은자들은 한겨울에도 벌거벗은 몸으로 태연하게 지낸다. 그들을 직접 본 사람은 나만이 아니다. 에베레스트 탐험대도 그들을 목격했다고 적고 있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직접 투모 경험을 통해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는 사실이다.」***
15/01/01
* Lama Thubten Yeshe, <The Bliss of Inner Fire: Heart Practice of the Six Yogas of Naropa>
** Wim Hof & Justin Rosales, <Becoming the Iceman: Pushing Past Perceived Limits>
*** 알렉산드라 다비드 넬, <티베트 마법의 서>에서 발췌,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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