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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오백 년 전에 스페인의 대문호 세르반테스가 말했듯이, 온갖 종류의 사회적 불평등은 모두 사회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뉜 데서 비롯된다. 그러나 사람들이 가장 열렬히 갖고 싶어하는 대상, 바꿔 말하면 못 가지게 될 경우에 가장 분개하는 대상은 시대에 따라 다르다. 유럽에서는 이백 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에서 멀리 떨어진 많은 곳들에서는 불과 몇 십 년 전까지만 해도, 그리고 극히 드물긴 하지만 부족 간 전쟁이나 원주민들의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곳에서는 오늘날에도, 못 가진 자와 가진 자를 싸움으로 이끌고 간 것은 주로 빵이나 쌀의 항구적인 공급 부족이었다. 하지만 신, 과학, 기술 그리고/혹은 합리적인 정치적 프로젝트들 덕택에,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그렇다고 해서 오랜 분열이 완전히 종식되었다는..
류의 책을 팔아 먹고 사는 사람에게 쌍욕을 날린 변영주 감독을 지지한다. x같은 것은 x같은 것이다. 때론 쌍욕이 아니고서는 적절히 표현할 길이 없는 심경이 있는 법이다. "제가 사회를 이렇게 만들었나요?" ― 이렇게 말하며 모욕감에 한숨도 못 잤다는 의 저자 김난도 교수도 이해한다. 타일러 더든이 말했듯, 자기계발서는 정신적인 자위행위다. 변영주 감독은 그러한 자기 연민이 "독약"이라고 지적했지만, 때론 자위라도 해야 살아갈 힘을 얻는 게 또 우리다. 야동을 제작해 팔아도 돈을 버는데, 김난도 교수가 청춘팔이로 자위 소스를 제공해 수십억을 벌었다 하여 그게 꼭 개쓰레기 짓은 아닌 것이다. 다만 김난도 교수의 반응은 좀 의외였긴 하다. 한 사람의 경지는 칭찬이나 모욕에 대한 반응에서 정확히 드러나는 법이..
"자기 계발은 자위행위이자 자기 파괴다." 영화 에서 타일러 더든이 한 말이다. 은 더든이 옳았음을 과학적으로 보여준다. 자기 계발 전도사는 종교에서 불멸을 약속하는 것만큼이나 사기를 치고 있다. 이 약장사는 엄청난 규모의 비즈니스 산업이다. 왜 약이 이토록 잘 팔리는가? 우리가 자신을, 자신에게 주어진 조건을, 주어진 삶을 완전히 수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의 불안, 결핍, 공포, 불만족, 연약함, 열등감, 외로움, 모두를 받아들여야 한다. 억울해서 미치고 팔짝 뛸 것 같더라도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은 패배적이고 운명론적인 태도가 아니다. 완전한 수용 뒤에야 인생은 결국 남과의 레이스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레이스라는 깨달음이 온다. 그때부터 진정 '삶'이라고 부를 만한 삶이 시작..
영화 의 원작 소설 을 읽었다. 타일러 더든은 우리 안에 꿈틀거리는 야성을 상징한다. 그는 누가 뭐라든 어떤 위험이 있든 자신의 심장이 가리키는 길을 가며, 맨주먹만으로도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두려움이 없는 만큼 자유롭다. 마음 깊은 곳에 꼭꼭 감춰져 있던 그 야성이 어떻게 주인공 바깥으로 나올 수 있었을까? 재밌게도,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Marla)와 함께하기 위해 소심한 화이트칼라가 아니라 강하고 독립적인 타일러 더든이 필요했다. 이 거칠고 파괴적인 이야기의 발단은 뜻밖에 로맨틱했던 것이다. 그런데 작가가 말하길, 비평가들이 이 소설에 대해 온갖 품평을 늘어놨지만 아무도 로맨스라고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무려 SF라고 평한 사람도 있었는데!). 내겐 명상소설이다. 아나키즘과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