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적멸 (3)
모험러의 책방
「마음은 일체(一體)라고 할 수 있다. 온화자량(溫和慈良)하면 인(仁)이 되고, 극벌원욕(克伐怨慾: 남 꺾기를 좋아하고, 뽐내고, 원망하고, 탐욕스러운 것)하면 불인(不仁)이 되는 것이다. 어디에 중점이 있는가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덕을 아는 이는 인에 힘을 쏟는 일에 노력하고, 악을 막는 일에는 그다지 힘을 쏟지 않는 것이다. 덕에는 중시할 만한 것이 있음에 반해 욕망에는 혐오할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덕을 잘 알지 못하는 이는 단지 욕망이 마음에 누를 끼치는 것을 미워하여 오로지 욕망을 억눌러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 노력한다. 그러나 이것은 진실로 덕을 지니도록 수양하면 욕망은 자연히 감퇴하여 말을 듣는 것이므로, 욕망이 자신을 어지럽히는 것을 혐오하여 억지로 ..
이토 진사이는 에서 주자학을 비판하며 주자학이 리(理)라는 글자에만 집착해 "잔인하고 각박한 마음이 많아지고 관대하고 인후한 마음은 적어"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너그러운 성인의 기상이 없어 "자기 지키기가 너무 엄격하고 남 꾸짖기가 너무 심해, 폐부에까지 스며들고 골수에까지 젖어들어 마침내는 각박한 무리가 되고 말았"다고 슬퍼하고 있다. 통쾌한 지적이다. 그러나 이토 진사이 역시 "공자는 최상의, 지극한, 우주 제일의 성인이시며 『논어』는 최상의, 지극한, 우주 제일의 책"이라고 말하며, 노자와 붓다의 가르침은 오직 허무와 적멸만으로 사람들을 옭아매고 미혹시키는 이단으로 단죄하고 공자와 맹자가 제시한 기준은 만고불변에 변할 수 없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 어찌 이리 각박하고 좁은가. 또한 공자가 ..
"저 적멸(寂滅)에 집착하는 자들은 가서는 돌아오지 않고, 삶을 좇아 존재함에 집착하는 자들은 사물에 얽매어 변화하지 않으니, 양자는 비록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도를 상실한 것으로 보면 마찬가지이다."* - 장재 적멸로 돌아가 생사고뇌를 해탈하고자 하는 것이나, 죽지 않는 장생을 추구하며 변화를 거부하고자 하는 것이나 어리석기는 매한가지다. 무(無)에만 집착해도 그르치고, 유(有)에만 집착해도 그르친다. "허공(虛空)이 기임을 알면 유(有)와 무(無), 은(隱)과 현(顯), 신(神)과 화(化), 성(性)과 명(命)은 하나로 관통되어 둘이 아님을 알게 되리라."* - 장재 13/11/24 * 이상선, 에서 인용, 수정. 2013/11/15 - 불로장생과 윤회 2013/09/11 - 집착하는 듯하지만 집착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