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김흥호 (8)
모험러의 책방
「[초목, 와석에도 양지가 있냐는 질문에 왕양명 선생의 답] 인간의 영이나 자연의 영이나 다 같다. 만일 초목, 와석에도 인간이 갖고 있는 양지가 없다면, 초목도 초목이라고 할 수 없으며, 와석도 와석이라고 할 수 없다. 어찌 초목, 와석에도 양지가 없겠는가. 또 천지도 사람 같은 양지가 없다면, 천지가 될 수 없다. 그래서 천지 만물이라는 것이 한 몸이다. 그 가운데서도 인간은 '일점령명一點靈明"이다.」* 이에 대해 김흥호 선생의 해설 「하이데거가 말한 '인간은 무엇인가? 현존재現存在이다'와 같은 말이다. 다른 모든 만물도 모두 '존재자'인데 사람만이 존재를 나타낼 수 있는 독특한 지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식으로 보면 인간은 하나의 일점령명이라 할 수 있으며, 이것은 아주 유명한 말이다. 우주를 기름..
「『벽암록』에서 덕산이 용담스님을 만나 설법을 밤늦도록 듣고 나설 때, 용담이 촛불을 하나 켜서 주었다. 덕산이 촛불을 받아서 나가려고 할 때 용담이 촛불을 탁 불어 꺼버렸다. 그때 덕산이 크게 깨달았다는 불교의 얘기가 있는데 깨달았다는 말은 무엇을 깨달았는가 하면 역시 분별지라는 것은 꺼버리고 ― 그때 덕산은 『금강경』 이론의 제일인자였다 ― 텅 비워야 한다는 것이다. 촛불이 꺼지고 나서 가만히 살펴보면 멀리 산도 보이고 별도 보이고 이 별빛을 따라 길을 갈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전체를 보게 되고, 알게 되는 것이다.」* - 김흥호, 풀이 중 별빛이 곧 양지이다. 왕양명 선생의 말씀을 들어보자. 「양지가 네 표준이 되어야 한다. 네가 어디를 가든지, 또 무슨 생각을 하든지 양지가 옳다 그러면 그것은 ..
『논어』의 '질목세이명불칭疾沒世而名不稱' 보통 해석: "죽기까지 이름이 나지 않는 것은 안된 일이다." 왕양명의 해석: "이름이 자기의 실력보다 지나치면 군자는 이를 부끄럽게 생각한다." ('칭稱' 자를 거성으로 읽어 '일치한다'의 뜻으로 봄) 『논어』의 '사십오십이무문언四十五十而無聞焉 사역부족외야이斯亦不足畏也已' 보통 해석: "사십, 오십이 되어서도 이름이 나지 않은 자는 두려워할 것이 없다." 왕양명의 해석: "사십, 오십이 되어서도 진리를 만나지 못한 자는 두려워할 것이 없다." (무문無聞의 뜻을 이름이 나지 않으면이 아니라 불문도不聞道, 즉 깨닫지 못했다의 뜻으로 해석) 공자가 실제로 뭐라 말했든, 왕양명의 해석을 지지한다. 14/11/08 * 김흥호 전집, 에서 보고 재구성. 논어 왕양명 김흥호
「성性, 성星, 성聖, 성誠은 다 같은 뜻으로 볼 수 있다. 종교, 철학, 예술, 과학을 옛날 사람들은 인, 의, 예, 지라고 하였으며 이것이 바로 성性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이 성性을 발전시켜 인, 의, 예, 지가 되면 그것이 성聖이다. 그리고 이 성聖이란 말은 귀(이耳)는 종교, 눈(목目)은 철학으로, 입(구口)은 과학으로 코(비鼻)는 예술로 연결시켜 종교와 철학과 예술과 과학을(이목구비) 완성시켜 왕이 된 것이 성聖이라는 뜻이다. 주자나 퇴계가 말하는 성性이란 바로 인, 의, 예, 지라고 보면 되겠다. 인, 의, 예, 지가 인간이 갖고 있는 영성, 이성, 감성, 오성이며 이것이 발전되면 종교, 철학, 예술, 과학이 되어 인간의 문화와 문명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성性이라는 것이 무..
「[공자는 마음을 넓혀줄 때는 지知를 가지고, 좁혀줄 때는 행行을 가지고 하였다.] 지는 자꾸 넓혀주는 것이고 행은 자꾸 좁혀주는 것이다. 행이라고하는 것은 결국은 하나밖에 갈 수 없는 것이니까, 길은 언제나 하나이니까, 길은 두 길, 세 길을 갈 수가 없다. 보는 것은 얼마든지 두 길, 세 길을 볼 수 있다. 동서남북을 다 볼 수 있다. 그러나 갈 때만은 한 길로 가야지 여러 길을 갈 수가 없다. 그래서 아는 것은 넓게, 행하는 것은 좁게 되어야 한다.」* 14/11/07 * 김흥호 전집, 에서 발췌, 재구성. 2015/09/05 - 철학은 이해하지만 지혜는 깨닫는다 논어 김흥호
「[맹자가 집중執中에 대해 말하면서 무권無權은 집일執一과 같은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한 설명] 진리는 변하는 것이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이것이 역易, 수시변隨時變의 뜻이다. 아까 질문의 집중, 무권이라 할 때 '권權'은 저울 권 자로서 저울이라는 것은 올려놓는 물건에 따라 자꾸 변하는 것이지 고정된 것이 아니다. 저울추가 무게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이것을 '시중時中'이라고 한다. 그때그때에 따라 자꾸 변하는 것을 말한다. 옛날 저울로 무게를 잴 때 저울추로 무게에 따라 눈금을 꼭 맞추는 것, 그것이 '시중'이다. 그때그때 적절하게 맞아 들어가야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저울이 물건에 따라 무게가 달라지고 의사의 진찰이 환자의 병세에 따라 달라지듯이 진리도 고정된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에 따라..
「『중용』의 핵심은 맨 첫 장에 나오는 한마디이다.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 솔성지위도率性之謂道, 수도지위교修道之謂敎, 이것이면 다 된다. 그러니까 언제나, 교敎에서부터 도道로 가고, 도로부터 성性으로 가고, 성으로부터 천天으로 가는 것이다. 이것이 공자가 우리에게 가르치려고 하는 것이다. [교敎 -> 도道 -> 성性 -> 천天]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지 그것을 알아야 한다. [교] 알고 나면 그것을 실천해야 한다. [도] 실천해 나가다 보면 차츰 자기라고 하는 것이 완성되어 간다. [성] 이렇게 교에서 도, 도에서 성, 성에서 다시 천으로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이것을 맹자는 미대성신으로 설명한 것이다. 결국은 같은 말이다.」* 14/11/07 * 김흥호 전집, 에서 발췌, 재구성. 2014/11/0..
「미대성신(美大聖神)은 『맹자』의 편에 나오는 말이다. 가욕지위선可欲之謂善, 사람이 누구나 다 가지고 싶어하는 것은 무엇인가 하면 바로 선善이다. 유저기위신有諸己謂信, 이 선이 자꾸자꾸 쌓여 내 속에 굳어지면 그것을 신信이라고 한다. 충실지위미充實之謂美, 신이 자꾸 커지면 그것을 미美라고 한다. 충실이유광휘지위대充實而有光輝之謂大, 미라는 것이 차고 넘쳐 빛나게 되면 그것을 대大라고 한다. 우리가 대인大人이라는 말을 이럴 때 쓴다. 대이화위성大而化謂聖, 대라는 것이 무르익게 되면 그것을 성聖이라고 한다. 성이불가지지위신聖而不可知之之謂神, 성이라는 것이 한없는 능력을 드러내게 되면 그것을 신神이라고 한다. 이렇게 맹자는 사람은 선에서부터 신으로, 신에서 미로, 미에서 대로, 대에서 성으로, 성에서 신으로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