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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어느 날 밤, 이탁오 선생은 불당에서 스님 회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회림이 의자 밑에서 잠자고 있는 고양이를 보며 말했다.* 회림: "저 고양이는 낮에 사람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가지 않고 의자 밑에 있으니 참 의리 있지 않습니까?" 탁오: "고양이를 사람들은 가장 의리 없다고 하지만, 정이 들면 떠나지 않는 것을 보면 의리 있는 짐승이 맞지요." 회림: "사람의 욕을 먹는 개야말로 성품이 의로워 집주인을 지켜주고, 쫓아도 가지 않고, 먹을 것을 주지 않아도 짖지 않으며, 스스로 더러운 똥이나 오줌을 먹고 삽니다. 그리고 개는 집안이 가난해도 근심하지 않습니다. 그러하니 '개'란 말로 사람을 욕하는 것은 옳지 않으므로, 반대로 '사람'으로 개를 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탁오: "그 말이 참..
MBC스페셜에서 본 장면이다. 7살 민호가 공부하다가 눈물을 주르륵 흘린다. "왜 그래?" "(울먹울먹)내가 강아지로 태어났으면 좋았었는데.." "강아지로? 왜?" "한문 안 해도 되잖아, 한자랑" "강아지로 태어났으면 좋겠어, 그래서?" "(훌쩍)어" "(연필로 책상을 툭 치며)괜히 여기 태어났어" 12/06/23
A는 보신탕을 전혀 못 먹는다고 했다. 깊은 상처 때문이다. A가 어린 시절, 개 잡는 일은 동네의 떠들썩한 구경거리였다고 한다. A는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람들이 웅성웅성 모여 개 한 마리를 때려잡는 것을 본다. 그런데 그 개가 A 집에서 키우던 개였던 것이다. 그 개는 A를 발견하고 애처로운 눈빛으로 A만을 죽을 때까지 바라보았다고 한다. A는 그때의 기억을 평생 잊지 못하고 있다. 친구들이 A를 속이고 개고기 수육을 먹인 적이 있었다. 그 사실을 알자마자 A는 그 자리에서 먹은 것을 모두 토해내고 말았다고 한다. 못된 친구들. 나는 직접 그 동네에서 개가 죽는 광경을 본 것 마냥, 알지도 못하는 한 개의 눈망울이 머릿속에서 오랜 시간 어른거렸다. 그리고는 생각했다. '내면 세계와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