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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가 가지고 온 것은 무엇인가? 가장 기본적인 필수품들의 가격마저 급격하게 변화하게 되었고, 인간은 서로 알아보지 못하게 되는 이해할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자기 자신도, 관례도, 인간의 오래된 가치도 무시하게 되었다. 인간의 노동은 상품이 되고 인간 자신이 '사물'이 되었다."

- 페르낭 브로델,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부르주아지는 타고난 상전들에 사람을 묶어 놓던 잡다한 색깔의 봉건적 끈들을 무자비하게 잡아뜯어 버렸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노골적인 이해 관계, 냉혹한 '현금 계산' 말고는 아무런 끈도 남겨 놓지 않았다."

- 마르크스

"인류학자들은 원주민이 답례품을 받고 기뻐할 줄 알았지만 그들은 오히려 모욕감을 느꼈다. 왜일까? 원주민의 첫 선물은 '당신을 가족의 일원으로 환영합니다'라는 뜻이었지만 인류학자가 곧바로 건넨 답례는 이것을 거래 행위로 전락시켰다. 거래는 가족이 아니라 타인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류학자의 행위는 이렇게 해석되었다. '사양합니다.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싶지 않습니다. 타인으로 남고 싶습니다.'"

-  하인버그

우리의 인간관계는 대개 거래다. 서로가 타인일 뿐이기 때문이다. 점점 외톨이는 많아지고 이웃은 사라진다. 이제 모두는 경계해야 할, 너무 정을 주지 말아야 할 경쟁자다. 세상은 서로 살아남기 위해 만인이 만인과 투쟁을 벌이는 정글이 된다. 승자의 독식은 자랑스러운 부지런함이자 능력이요, 패자의 헐벗음과 추방은 부끄러운 게으름이자 무능력이다. 패자에 관심을 기울일 여력은 없다. 우리는 오늘도 자기계발서와 힐링서적을 읽으며 내일의 전투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전전긍긍할 것이다. 

그런데 정글이 통째로 불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인류는 서로 힘을 모아 불을 끌 수 있을까? 그래서 서로 따뜻한 관계를 회복하고 정다운 이웃이 될 수 있을까? 이번 세기에 대략의 향방을 볼 수 있을듯하다. 공멸이냐 새로운 문명이냐.

13/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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