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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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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에 적혀있는 부처님의 마지막 설법은 다음과 같다. 

"일체 모든 유위법은 꿈, 허깨비, 물거품, 그림자, 이슬, 번개와 같으니 이렇게 관찰하지라."

이것은 구마라집 스님의 번역이다. 현장스님은 이렇게 옮겼다.

"화합으로 이루어진 모든 것들은 별, 눈의 가물거림, 등불, 허깨비, 이슬, 물거품, 번개, 구름과 같으니 마땅히 이렇게 관찰할지라."*

'화합'이란 번역어가 절묘하다. 나는 이것을 '이원성'으로 해석한다. 이원성으로 이루어진 모든 것들은 무상하다. 전재성 박사는 이렇게 옮겼다.

"별들처럼, 허깨비처럼, 등불처럼
 환상처럼, 이슬처럼, 거품처럼
 꿈처럼, 번개처럼, 구름처럼,
 이처럼 조건지어진 것을 보아야 하리.'"**
 
'조건지어진 것'이란 번역어도 나쁘지 않다. 전재성 박사의 번역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원전에서 직접 번역한 <금강경>의 원래 제목을 읽을 때이다.

"번개처럼 자르는 지혜의 완성"

아, 시원하고 후련하다. 이 한마디만 들어도 안목이 번개처럼 트이는 것만 같다. 괜히 6조 혜능 대사가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내어라"는 금강경의 단 한 구절만 듣고 오싹한 전율을 느끼며 벼락과 같이 깨우친 것이 아니다. 

12/12/24

* 조계종 표준, <금강반야바라밀경>
** 전재성 옮김, <금강경: 번개처럼 자르는 지혜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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