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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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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경하러 터미널로 가는 길이었다. 한 청년이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내미는 손이 더디고 소심했다. 안 그래도 받아가지 않는 전단지, 이렇게 해서 누가 받아갈 리 없었다. 나는 전단지를 받아들고 청년을 올려다보았다. 큰 덩치에 순박한 얼굴을 한 청년은 엷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나는 터미널에서 표를 끊고 버스를 기다리다 다시 터미널 밖으로 나가 그 청년을 보았다. 청년은 여전히 전단지를 집은 손을 내밀고 있었고, 채 그 손을 다 뻗기도 전에 사람들은 그 청년을 지나치고 있었다. 나는 다른 곳으로 가는 척하며 다시 그 청년에게 다가가 먼저 손을 내밀어 전단지를 달라고 하였다. 청년은 얼른 전단지 한 장을 내 손에 쥐여주며 들릴락 말락 한 소리로 "고맙습니다."라고 하였다. 청년의 손엔 아직 돌리지 못한 전단지가 한가득 들려 있었다. 가을볕이 눈부신 날이었다.

12/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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