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러의 책방
존재의 유물론적 비밀 본문
영성과 진화론이 조화될 수 있을까? 있다. 진리는 결국 하나로 통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부모에게 물려받은 적응들은 말 그대로 값비싼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부모도 자식들에게, 수백만 년 동안의 개발을 통해 최적화된 감각, 감정, 정신 능력이라는 형태로 엄청난 부를 주는 것이다. 이 적응들은 믿을 수 있고 효율적이고 복잡하며, 스스로 성장하고 수리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떤 기술도 이들을 당해낼 수 없다. 인간의 유전체는 조상에게 전달받은 부의 금고요, 스위스 은행의 비밀 계좌다. 소비자본주의가 우리가 이 사실을 망각하도록, 그래서 생명 그 자체에 지고 있는 빚을 당연하게 여기도록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진정한 필수품이자 고가품인 생물학적 적응들을 소유한 우리가 시장에서 거래되는 제품에서 얻는 것은 그저 약간의 부가가치일 뿐이다.
궁극적으로 존재의 근본적인 차이는 부자냐 가난뱅이냐가 아니라 살아 있느냐 살아 있지 않느냐, 숨을 쉬느냐 숨을 쉬지 않느냐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명상을 할 때 호흡에 주목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들숨과 날숨에 주목하면서, 이것이 알라딘의 궁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틈 고마운 선물이라는 것을 자기 자신에게 상기시킨다. 이것은 감상적인 뉴에이지주의자들의 헛소리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진실이다. 알라딘의 궁전을 공기가 없는 달로 옮겨놓으면 누구도 그 궁전의 구슬 벽과 루비 창문을 오래 즐기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인공적인 제품과 생물학적 적응에 올바른 상대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진화한 인간 본성이 우리의 시장경제와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 정확하게 밝히는 것이 이 책의 한 가지 목표다. 바보는 서로의 부를 위해 건배하지만 현인은 서로의 건강을 위해 건배한다.」*
12/09/03
* 제프리 밀러, <스펜트: 섹스, 진화 그리고 소비주의의 비밀>에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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