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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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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봄날은 간다>를 봤다. "너 나 사랑하니? ...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는 대사만 들어 알고 있었다. 이 영화가 너무 '동물의 왕국' 같아서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는 댓글을 본 적이 있다. 100명의 사람이 있으면 100가지의 사랑이 있겠지만, 필요가 다해 한쪽의 사랑이 식어가고, 한쪽은 그래서 더 사랑을 갈구하다가 집착하게 되고, 그것이 관계의 종말을 가져오는 패턴은 꽤 보편적인 것 같다. 하지만 언젠가 적었듯이 더 사랑했다고 해서, 관계의 약자가 되었다고 해서 억울해할 것 없다("왜 더 사랑하는 사람이 상처받을까?" 참조). 상우가 그랬듯, <500일의 썸머>에서 톰이 그랬듯, 이 아픔이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 영화 마지막 상우가 보리밭이 바람에 흔들리며 내는 서걱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조용히 웃음 지을때 나도 슬며시 따라 미소 지었다. 오늘 바람이 많이 분다. 집 옆 대밭에서 좋은 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대밭 소리 너무 좋네. 언제가 제일 좋아요?"

"좋고 말고. 바람 불고― 눈보라 칠때 좋지. 사아악 소리가 나문.. 사아악 소리가 나문 마음이 심란.. 한게 기분이 화― 악 풀리고 얼마나 좋노."*

12/08/30

*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은수와 어느 할머니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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