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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천상의 세계와 박식한 천문학자| 프란시프, ′과학혁명'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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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일기]천상의 세계와 박식한 천문학자| 프란시프, ′과학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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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yG50An0palk


로런스 프린시프, '과학혁명'


"지금 우리는 역설적이고 안타깝게도, 과학의 발전 덕분에 이전보다 천체의 작동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더 이상 밤하늘의 움직임을 맨눈으로 보고 천상의 세계를 실감하며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지 않게 되었다."


"행성의 불규칙한 운동은 질서정연한 수학적 세계라는 개념과 어긋나 보였다. 이에 대해 플라톤은, 행성의 운동은 단지 불규칙적으로 보일 뿐이며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숨겨진 신성한 규칙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원이 가장 완벽하고 규칙적인 형태이며 원형 운동은 시작도 끝도 없이 영원하다고 여겼다. 따라서 플라톤은 제자들에게 등속원운동의 조합을 이용하여 행성의 겉보기운동을 설명하라는 과제를 던졌다. 이 과제는 천문학자들에게 2000년 넘게 영감을 주었다."


"근대 초기 학자들은 ′별이 인간을 어느 방향으로 기울게 할 수는 있지만 전적으로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데 의견 일치를 보았다. 이를 잘 표현한 말이 사피엔스 도미나투르 아스트리스(sapiens dominatur astris, '지혜로운 사람은 별을 지배한다')이다. 요약하자면, 인간은 언제나 자신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비록 완전한 자유의지의 실행이 외부적인 영향력에 종속될 수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실로, 근대 초기의 점성술과 현대의 ′본성 대 양육′ 논쟁은 둘 다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역설적이게도 두드러지는 차이점은, 현대인들은 자유의지를 우선시한 선조들의 관점을 까맣게 잊어버린 듯하다는 것이다."


"케플러는 근대 초기에 당연시되었던 학문 연구의 총체성을 대변한다. 신학 연구와 과학 연구는 분리되어 있지 않았다. 물리적 세계를 연구한다는 것은 신의 피조물을 연구한다는 것이었고, 신을 연구한다는 것은 세계를 이해한다는 것이었다."


"[뉴턴의 만유인력 법칙의 발견을] 모든 이가 기뻐하지는 않았다. 인력 개념을 부활시킴으로써 뉴턴은 약 70년 동안 인기가 없던 한 사상을 소생시키려는 것 같았다. 보이지 않는 어떤 비물질적인 힘이 매커니즘이나 확인 가능한 원인 없이 모든 물체들 사이에 작용한다는 생각은 데카르트의 물질적인 소용돌이 이론보다 이해하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보기에 아리스토텔레스주의의 ′숨은 속성′이나 자연마법의 ′공감 속성′으로 되돌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실제로 17세기 후반 자연철학의 최첨단 연구 동향은, 보이지 않는 입자들의 역학적 작용이라는 개념을 통해 인력과 공감처럼 보이는 현상을 설명하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뉴턴은 다시 과거로 되돌아가려는 듯 보였다. … 뉴턴 옹호자들은 중력은 단지 물질의 근본적인 성질이라고 주장한 데 반해서, 뉴턴 자신은 정말로 중력의 원인을 찾고 싶어했다."


"뉴턴은 … 자신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재발견했을 뿐이라고 여겼다. 고대인들이 이미 알고 있던 법칙이라고 여겼던 것이다. 뉴턴은 프리스카 사피엔티아(prisca sapientia)를 믿었기 때문이다. 르네상스 인문주의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이 개념은 ′고대의 지혜′가 오래전부터 존재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타락했다고 여겼다."


내가 그 박식한 천문학자의 강연을 들었을 때

- 월트 휘트먼

 

내가 그 박식한 천문학자의 강연을 들었을 때

온갖 증거와 숫자들이 내 앞에 줄지어 나열되었을 때

더하고, 나누고, 계량할 도표와 도형들이 내 앞에 제시되었을 때

그 천문학자가 강당에서 큰 박수를 받으며 강의하는 걸 앉아 들었을 때

나는 알 수 없게도 금방 따분하고 지루해져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빠져 나와 홀로 거닐며

촉촉히 젖은 신비로운 밤공기 속에서 이따금

말 없이 하늘의 별들을 올려다보았다


17/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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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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