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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결 본문

명문장, 명구절

연성결

모험러
<연성결>을 다시 읽었다. 처참하고 한스러운 사랑 소설이다. 사람에 대해 환멸마저 드는. 그래도 처음 읽을 때처럼 성질 내며 읽지는 않았다. 소설은 소설일 뿐이지 않은가. 하지만 작가 후기를 읽고 아연했다. 작가 후기는 이번에 처음 읽었다. 연성결이 저자 자신이 겪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것이었을 줄이야! 아, 지옥에 끝이 없는 이유는, 아마도 인간의 비열함에 끝이 없기 때문이리라. 작가 후기 중 일부를 아래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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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나의 고향 절강성 해령에 한 사람의 하인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화생이었다. 그는 곱사등이었으며 등이 오른쪽으로 치우쳐져서 자태가 매우 기괴했다.

... 화생은 나에게 매우 잘 대해주었다. 눈이 오나 비가 오는 날이면 그는 언제나 나를 안고서 학교에 데려다 주었는데, 그것은 그의 등이 반쯤 휘어져서 업지를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당시 늙어서 쇠약했었기 때문에, 나의 부모님은 둘 다 넘어질 것을 염려하여 안지 말라고 했지만, 그는 항상 날 안고 다녔었다.

한 번은 그의 병이 매우 위독하여 내가 먹을 것을 가지고 그를 보러 작은 방에 간 적이 있었는데, 그는 나에게 그의 신상에 대해 말해 주었다.

그는 강소 단한 출생이고, 집에서는 작은 두부 매점을 하고 있었는데 그의 부모님들은 옆집의 아름다운 아가씨와 그를 약혼시켰다. 집에서는 몇 년 동안 돈을 저축하여 그의 혼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 해 12월 어떤 부자 집 주인이 그에게 쌀떡을 만들 떡가루를 만들라고 했다. 부자 집 주인은 전당포와 간장 제조판매점을 경영했으며 집에 커다란 화원이 있었다. 콩을 가는 일이나, 쌀을 가는 일은 대체로 비슷했다.

새해가 되면 주인은 몇 석의 찹쌀을 정원의 뒤뜰에서 빻고는 했다.

며칠을 두고 빻으면 옆 마당에 있는 벽돌 위에 엷은 발자국이 생겨나는데, 그것은 쌀을 빻은 사람들의 발자국이다. 바쁠 때는 빻는 작업을 늘 밤 열 시 또는 열한 시까지 하곤 했다. 어느 날 그가 일을 다 마쳤을 때는 밤은 이미 깊었다. 막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주인집의 많은 사람들이 '도둑이야!' 하고 외쳤다. 이때 어떤 사람이 그에게 정원에 가서 도둑을 잡아 달라고 부탁했다.

정원으로 뛰어 들어간 그는 여러 사람들에 의해 두드려 맞았으며 심지어 도둑으로 몰리게 되었다. 몇 사람은 몽둥이로 온몸에 상처가 날 정도로 심하게 때렸고 그 때문에 몇 대의 갈비뼈가 부러졌다. 이렇게 하여 화생은 꼽추가 된 것이다.

그는 머리에 몇 대의 몽둥이를 맞고 기절했는데 깨어나 보니, 자기 몸 옆에 금은보화가 있었다. 그의 몸에서 찾은 것이라고 사람들이 떠들어댔다. 또 어떤 사람은 그의 대나무 조리에서 금과 돈을 찾아냈다고도 말했다. 그리고 그를 관가에 보냈다. 증거물이 있어서 그는 변명을 하지 못하고 결국 수십 대의 곤장을 맞고 감옥에 들어갔다.

도독질을 했다하더라도 그렇게 큰 죄는 아니었는데, 그를 이년이나 가둔 뒤 출옥시켰다. 그가 감옥에 있는 동안 아버님과 어머님은 모두 화병으로 돌아가시고, 그의 약혼녀도 부잣집 주인의 후처로 들어갔다.

그는 감옥에서 나온 뒤 이 모두가 부잣집 주인의 함정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 (후략) ...

1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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