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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장, 명구절

무취미의 권유

모험러

아래는 모두 무라카미 류, <무취미의 권유>에서 발췌, 요약한 것이다.




무취미의 권유


무언가 몰두하게 만드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일로 삼는 프로가 되어라.


소수파의 원칙


"벤처 정신을 지닌 사람은 원칙적으로 소수파이다. 누구나 하려는 것, 누구나 이미 하고 있는  것, 이미 수요가 포화 상태인 것, 가치가 정해져 있는 것 따위에 본능적으로 등을 돌리는 자질이 없다면 벤처에 뛰어들 수 없다."


'좋아한다'는 말의 애매함


"내가 소설을 쓰는 건 좋아해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싫어하는 건 물론 아니다. 소설 집필은 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을 만큼 중요하고도 절실한 것이지만,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까닭에 좋아서 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소설 쓰는 행위를 '좋아한다'는 말로 표현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좋아함'이란 이래도 그만 저래도 그만인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일과 인생의 파트너십


"연애할 때에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고, 결혼한 뒤에는 함께 미래를 본다는 말이 있다. 부부는 공동체의 최소 단위이자 인생의 동반자라 할 수 있다."


"사업의 동반자와 부부는 닮은 점이 많다. 신뢰가 기본이라는 건 두말할 나위도 없고, 결정적인 상황에서 상대의 잘못을 바로잡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부부 사이나 사업 동반자 사이가 마찬가지이다. 또 상대가 힘들어할 때에 힘을 북돋아 주는 말이나 태도를 보여 줄 수 있는지도 중요한 대목이다. 그리고 가장 절실한 조건이 있다면 혼자서도 생존할 수 있는지, 그러니까 자립과 자율이 가능한지에 관한 것이다. 이상적인 사업 동반자는 '그 없이는 사업을 해 나갈 수 없는' 사람이 아니다. '당신 없이는 일도 할 수 없고 살아갈 수 없다.'는 감정은 사랑으로 충만한 것이기는 하지만 부지불식간에 의존적인 관계를 굳힐 위험이 크다.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신뢰와 전망을 공유할 때 이상적인 동반자로서 첫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꿈과 목표


"꿈은 싫증난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즐겨야 하는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한다. 하지만 목표는 그런 게 아니다. 목표는 실천으로 달성해야만 하는 것이지 입으로 하는 게 아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자기 목표를 설명할 시간도 없다. 아직 달성하지 못한 목표를 타인에게 발설하면 그것을 이루려는 의지만 '흩뜨려' 약화시킬 뿐이다.

 목표는 마음 깊은 곳에 봉인해 두어야 한다."


집중과 긴장과 이완


「집중과 긴장은 완전히 다르다. 긴장할 때는 집중하지 못한다. 물리적인 긴장이든 정신적인 긴장이든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축구에서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은 공격수를 떠올려 보면 이해하기 쉽다. 골대 앞에서 공을 잡은 특급 골잡이라면 쓸데없이 몸에 힘이 들어거서 굳어지는 일이 없다. 어깨나 머리의 움직임이 뻣뻣해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골 문 앞에서 그들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부드럽게 이완되어 있다. 바로 이런 풀어짐이야말로 공과 골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다.


말론 브랜도, 더스틴 호프만, 로버트 드 니로, 알파치노와 같은 탁월한 배우들이 연기 수업을 한 액터스 스튜디오(The Actors Studio)의 기본 교육 방식 중 하나가 '이완'과 '집중'이다. 긴장은 감정 표현을 방해한다. 액터스 스튜디오의 위대한 지도자 리 스트라스버그(Lee Strasberg)는 집중에 관해 다음과 같이 아주 중요한 지적을 했다.


"극적인 상황의 인물을 연기할 때 배우는 스스로 극적으로 되는 게 아니라 그 상황을 자각해야만 한다."


예컨대 망연자실한 상태의 인물을 연기할 때 배우는 스스로 망연자실해지는 게 아니라 '망연자실한 인간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할까.'라는 분명한 자각 속에서 연기해야 한다는 말이다.


집중하기 위해서는 이완이 필요하며, 더구나 상황을 자각해야 한다는 사실은 대단히 흥미롭다. 나는 집중해서 소설을 쓰고 나면 충만감과 성취감, 그리고 정신의 안식을 얻는다. 소설을 마친 뒤에는 휴양지를 찾아서 푹 쉬고 싶다거나 긴장에서 풀어짐을 맛보고 싶다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휴양지로 달려가는 것은 소설 집필 말고 일상의 번거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할 때이다. 긴장을 풀고 집중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실제 일에서 온오프(on-off)의 구별이 없다. 온 힘을 다하여 맡은 일을 타협 없이 끝내겠다는 욕구는 있을지언정 얼른 대충 마치고 즐기고 싶다는 생각은 아예 들지 않는다. "충실하게 일을 하려면 일에서 벗어나 심신을 풀어 주는 오프의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하는 건 무능한 비즈니스맨을 겨냥하여 상업주의가 퍼뜨리는 거짓말이다.」


메모


"소프트브레인 창업자 쑹원저우는 늘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시도 때도 없이 메모를 한다. 한번은 여럿이 어울려 술잔을 나누는 시끌벅적하고 허물없는 사석에서였다. 그는 내가 뭔가 말을 하자 호기심이 발동한 듯 '어?'하는 표정으로 수첩을 꺼내 메모를 했다. 그런 그의 태도는 언제 보아도 감동적이다."


"문제는 메모를 한다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메모를 하지 않고는 못 배길 정도로 늘 정보에 목말라 있느냐 하는 것이다. 소설가인 나에게 소설의 아이디어는 사활이 걸린 중요한 정보이며, 이 점에서는 쑹원저우 사장이나 고바야시 회장도 마찬가지일 터이다. 문득 떠오른 생각이나 다른 사람과의 대화 혹은 언론에서 얻는 정보 가운데에는 말 그대로 인생의 행로를 뒤바꿔 버릴 수 있는 것이 있기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메모를 하는 것이다."


비즈니스와 독서


"자기가 지금 어떤 정보를 절실하게 필요한지를 파악하기만 한다면 목표의 8부 능선을 오른 것과 다를 바 없다. ... 결국 중요한 것은 독서 자체가 아니라 그 사람이 얼마나 새로운 정보에 목말라하는가에 달려 있다."


품격과 미학에 관하여


"그 학생은 눈물만 글썽일 뿐 대답을 하지 못했다. 거듭 밝히거니와 직업이나 생업으로서 일은 누구나 해야 하고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는 것이다. 업무에서 미학이나 품격을 추구하는 사람은 뭔가 대단한 특권이라도 지녔거나 아니면 구제 불능의 바보이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다. 문제는 품격이나 미학 따위가 아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곰곰이 따져 봐야 하는 문제는 사회와 개인이 돈 이외의 가치를 구체적으로 빌견할 수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관한 것이다."


리더의 역할


"기업에서 국가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를 알고 있는 사람이 리더가 된다. 리더의 역할은 현실에 대응하고 적응하기 위해 '조직의 목표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그 목표를 실현하지 못했을 때 책임을 지는 것이다. ... 그러나 리더의 '자질'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아무리 뛰어난 자질을 지녔어도 '무엇을 해야 좋을지 알지 못하는' 리더는 조직을 위험에 빠뜨린다. 리더는 '무엇이 문제인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는 사람이어야만 한다."


동기부여


"동기부여라는 개념은 희망과 짝을 이룰 때에만 성립한다. 어떤 일을 해내는 것이 자신은 물론 가족과 동료, 사회에 보다 나은 미래를 열어 준다는 확신이 없는데 동기부여가 가당키나 하겠는가 말이다. 따라서 업무에서 자신과 동료, 부하의 의지를 불태우게 할 수 있는 비법이나 비결 따위는 없다. 일의 의미를 적극적으로 찾아내어 원활한 소통을 통해 정확하게 전달하더라도 희망이 생겨나지 않는다면, 동기부여라는 말은 그저 허망한 주문(呪文)에 지나지 않는다."


충고에 대하여


「그런데 아오키는 이렇게 말했다. 자기야 평생을 현역으로 살아가면서 노후를 재미있고 즐겁게 보낼 수 있지만 그게 가능한 건 골퍼나 작가와 같이 제한된 직업뿐이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이 말에 동감한 나는 "저에겐 소설, 아오키 씨에겐 골프가 있다지만 이런 직업이 아닌 보통의 월급쟁이들은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라고 되물었다.

 아오키의 대답은 '모른다'였다.」


업무상 글쓰기


"실제 소설의 글쓰기 작업은 전혀 그렇지 않다. 머리를 쥐어짜고 가능한 한 정확성을 기하는, 재미라곤 찾아볼 수 없는 지루한 작업의 연속에 지나지 않는다. 이야기의 구성이 허물어지지는 않는지, 인물설정에 오류는 없는지, 등장인물의 언행에 자연스럽지 않은 구석은 없는지, 묘사가 지나치거나 부족하지는 않은지, 비유는 적당한지, 독자가 읽을 때  독서 리듬을 깨뜨리는 생략이나 반복은 없는지 따위를 따져 보며 마치 편집광처럼 수도 없이 읽고 또 읽는다. 문장과 말의 군더더기를 발라내고, 장면묘사나 글에 부족함이 있으면 더 써넣는다. 재미없기로 치면 이만큼 따분하고 재미없는 게 또 있을까 싶은 일을 끝없이 반복하는 게 '소설 집필'이다."


"멍청한 문장을 쓰는 사람은 대체로 글쓰기가 서툴러서가 아니라 어떤 내용을 전하려 하는지를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빼어난 문장, 화려한 문장, 품격 있는 문장이라는 것은 없다. 정확하고 간결한 문장이라는 이상만 있을 뿐이다."


기획하는 방법


"요컨대 아이디어란 섞어서 짜 맞추는 '조합'이지 새롭게 발견해 내는 게 아니다."


"아이디어 발상력이란 이처럼 흩어져 있는 기억들을 샅샅이 '검색'하고 적절한 것을 의식의 표면으로 끌어올리는 힘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 힘은 근육과 마찬가지로 부단히 단련하지 않으면 퇴화한다. 그리고 발상력을 단련하고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보다도 '오랜 시간 집중하여 생각을 뽑아내는' 정면 돌파 말고는 없다. 어쩌면 생각에 골몰해 있는 동안에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수 있다. 뇌가 비명을 지를 정도로 머리를 짜내다가 잠시 그 문제에서 떨어져 있을 때, 마치 깊은 호수의 밑바닥에서 작은 기포가 생겨나듯 아이디어의 핵이 떠오르는 것이다.

 결국 아이디어란 언제나 직감적으로 떠오르는데, 직감이란 '오랜 시간 집중하면서 머리를 쥐어짜는 것', 그러니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는 몰두의 연장선 위에서만 작동한다."


실패에서 얻는 것


"본디 대부분의 사람은 도전할 가치가 있는 것과 만날 기회를 얻지 못한다. 심지어 무엇에 도전해야 좋을지조차 모른다. 도전할 만한 가치 있는 무엇인가를 만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뭔가 얻는 게 있는 실패를 맛보기 위해서는 도전할 무엇과 맞닥뜨려야만 하는데, 그렇게 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도전에 대한 굶주림'이다. 언젠가 우연히 마주할 그 어떤 기회에 대한 갈망이 없다면 설령 마주치더라도 그것이 운명적 만남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스쳐 지나고 말 것이다."


16/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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