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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장, 명구절

대화에는 납득과 설득이 필요하지 않다

모험러
「대화의 목적은 사물을 분석하는 것도 아니고 논쟁에서 이기는 것도, 의견을 교환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의견들을 유보하고 관찰하는 것이다. 모든 참가자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들을 유보한 다음 무슨 의미인가를 보는 것이다. 일단 모든 의견이 의미하는 바를 알면, 거기에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더라도 공통된 내용을 서로 공유하게 된다. 알고 보면 모든 의견이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될 수도 있다.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가정에 불과한 것으로. 그렇더라도 이해하고 의미를 공유하는 것은 중요하다. 모든 의견을 이해한 다음에는 다른 방향으로 보다 창의적으로 나아갈 수가 있다. 우리는 단지 의미에 대한 이해만을 공유할 수 있다. 그리고 거기서 진실이 예고 없이(우리가 준비하고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나타난다.

특정 공간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의견이며 가정을 유보하고 있다면, 모두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함께 보고 있다. 우리의 의식이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의식이 출현할 수가 있는데, 바로 참여하는 의식(participatory consciouness)이다. 의식이라는 점에서는 동일하지만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며, 참여에 거리낌이 없는 그런 의식이다. 구성원들 사이에서 온갖 것들이 오간다. 모든 구성원이 함께하며, 집단 내의 전체 의미를 나누어 가지고, 거기에 참여한다. 이런 상태를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대화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그렇게 할 수 있고 계속해나간다면 보다 중요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다. 집단의 모든 구성원이 모든 가정들을 공유할 것이다. 모두가 모든 가정의 의미를 알게 되면, 의식의 내용이 본질적으로 동일해진다. 반면에 각각이 다른 가정을 갖고 그것만 고수하면 의식 내용도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 경우 사람들은 타인의 가정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거나 납득시키려 하면서 그들의 가정에 맞서 싸우거나 무시할 것이다.

대화에서는 납득과 설득이 필요하지 않다. "convince(납득시키다)'는 이긴다는 의미이며, 'persuade(설득하다)'도 비슷하다. 'persuade'는 'suave(입에 맞다, 상냥하다)', 'sweet(달콤하다)'와 같은 어원을 갖고 있다. 사람들은 때로는 달콤한 말로 설득하려 하고(persuade), 때로는 강경한 말로 납득시키려(convince) 한다. 어느 쪽이든 결과는 있지만 실제로 가치가 있다고 말할 만한 그런 결과는 아니다. 상대를 설득하거나 납득시켜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납득이나 설득은 진정한 의미에서 일관성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이치에 맞지도 않다. 어떤 것이 옳다면, 굳이 설득할 필요가 없다. 어떤 의견을 가지고 누군가를 설득해야 한다면 거기에는 이미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봐야 한다.」*

1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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