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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정신은 뇌 기능으로 환원할 수 없다

모험러
괴델 불완전성 정리는 인간 이성의 한계와 동시에 인간 정신의 측량할 수 없는 깊이를 보여준다. 이성은 정신의 한 도구일 뿐이다. 인간에게는 이성뿐만 아니라 직관과 영감 그리고 상상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인간은 인공지능 기계가 아니다.

「논리학자: 그래서 튜링 기계의 정식화에 의해서 발견한 기본적인 정리가 모두 그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주십시오.

괴델·튜링의 불완전성 정리는 어떤 튜링 기계도 모든 진리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처치의 정리는 튜링 기계가 언제 정지하는가를 사전에 결정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가령 인간 이성 혹은 인간 그 자체가 튜링 기계라면 이것들의 한계를 초월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운동선수: 이 심포지엄을 시작하면서 육상경기에서 사람이 도달할 수 있는 '궁극의 한계치'에 대해 말씀하셨던 게 생각납니다. 인간 이성에도 역시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몇 가지나 있다는 겁니까?

논리학자: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군요. 사실 괴델 본인은 "인간 정신은 어떠한 유한 기계를 상회한다" 또는 "인간 정신은 뇌 기능에 환원할 수 없다"는 철학적인 귀결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그는 1951년 미국수학협회에서 전설적인 강연을 열었는데, 거기에서 이것들의 귀결을 언급한 뒤 은둔 생활에 들어갔습니다. 

회사원: 그러나 괴델은 어째서 불완전성 정리를 발견하면서 인간 정신은 기계를 상회한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논리학자: 그보다도, 반대로 괴델이 불완전성 정리를 발견했기에 인간 정신의 깊이를 입증했다고 생각합니다!

1961년 옥스퍼드대학의 철학자 존 루커스는 괴델의 결론을 재구성해 모든 뇌기능을 알고리즘으로 환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에는 1989년 같은 대학의 물리학자 로저 펜로즈가 같은 결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주장은 매우 단순화해 한마디로 말하면, 튜링 기계의 한계를 보여주는 정리를 증명한 인간은 튜링 기계보다도 우월하다는 겁니다. 이점은 앞에서 분명히 말하지 않았지만, 사실은 괴델 자신이 믿고 있던 것이기도 합니다. 그들은 불완전성·비결정성·정지 정리를 증명하기 위해서는 알고리즘에 환원할 수 없는 사고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회사원: 과연 그렇군요! 만일 인간이 튜링 기계였다면 자기 사고의 한계를 나타내는 불완전성 정리를 증명할 수 없었다는 말이군요.

논리학자: 매우 단순화해 말하면 그렇습니다.

가령 인간을 튜링 기계로 가정하면 수학적 진리에 도달하는 수학자의 사고도 일정 알고리즘에 근거하는 게 됩니다. 그 경우 펜로즈에 따르면 수학자 전원이 동등한 보편적 알고리즘에 따를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수학자는 그의 이론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수학의 보편성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 인간으로서 괴델은 그 보편적 알고리즘 자체에 대한 불완전성 정리를 증명하고, 다른 수학자도 그 귀결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점을 펜로즈는 모순으로 간주하고, 인간은 튜링 기계가 아니라고 결론 내린 거죠.」*

14/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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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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