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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야마 겐지의 묵시록 '천년 동안에' 리뷰
마루야마 겐지의 『천년 동안에』를 읽다 보면 마치 요즘 돌아가는 세계 정세를 보고 작가가 엊그제 쓴 소설이라는 착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서지정보를 찾아보면 1996년 최초 출간이다. 그만큼 이 소설의 어떤 부분은 마치 2017년 오늘날의 세상을 보여주는 양 예언서를 방불케 한다. 마루야마 겐지는 사자가 되지 못하고 낙타, 혹은 양떼에 머물 뿐인 인간 군상을 끊임없이 질타하고 조롱한다. 삶의 참된 맛은 야성적으로 사는 데서, 아무도 지배하지 않고 아무에게도 지배받지 않는 자유를 추구하는 데서 솟구쳐나오며, 안주하고 무리짓는 순간 짐승의 눈빛을 잃고 노예로 전락한다는 게 그의 핵심 사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은 그의 에세이집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나는 길들지 않는다』에 나온 중심 메시지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