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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최후의 선물, 자연사 본문
「자연사란 죽는 순간에 그 어떤 의료장치도 사용하지 않은 채 몽롱하게, 기분 좋고 편안한 상태로 들어간다는 뜻이다. 자연은 그리 가혹한 게 아니며 우리 조상들은 모두 이렇게 '무사히' 죽어갔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죽을 때가 되면 모두들 당연하다는 듯이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갖은 방법을 동원해 어떡하든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병원의 사명처럼 되어버리고 말았다. 죽음을 멈추거나 돌이키는 일이 가능할 리도 없는데 기를 쓰고 '죽어가는 과정'을 멈추기 위해 온갖 고통스러운 의료장치를 사용한다. 그 현장은 처절하기 그지없다.
더 이상 먹을 수 없게 된 사람에게 콧속으로 튜브를 삽입해 위까지 연결하거나(비강영양), 위루술(위에 구멍을 뚫어 직접 관을 삽입하여 식사를 돕는 시술)로 영양을 공급하고, 탈수증세가 일어나면 링거주사로 수분을 계속 넣어주기 바쁘다. 빈혈에는 수혈을, 소변이 나오지 않으면 이뇨제를, 혈압이 떨어지면 승압제를 쓴다. 그러나 이 모든 행위는 결국 자연이 마련해준 최후의 선물, 즉 불안도 두려움도 적막감도 느껴지지 않는 행복하고 몽롱한 분위기 속에서 낙엽처람 하늘하늘 죽어갈 수 있는 그 마지막 과정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14/05/23
* 나카무라 진이치, <편안한 죽음을 맞으려면 의사를 멀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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