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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가 피워낸 꽃, 왕양명 본문
왕양명 선생의 주요 사상 열두 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마음이 곧 진리다(심즉리설).
2. 앎과 행함은 한 가지다(지행합일설).
3. 사람이면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양지를 깨닫고 실현할 수 있다(치양지설).
4. 만물은 원래 나와 한몸이다(만물일체설).
5. 삶 속에서 수행하라(사상마련설).
6. 어린이가 지닌 각자의 개성을 꽃피게 하라(아동교육설).
7. 일반 대중의 계몽을 넘어 그들에게 참여하고 연대하라(친민설).
8. 만인은 모두 평등하다(사민평등설).
9. 거리의 모든 사람이 다 성인이다(만가성인설).
10. 유교·불교·도교의 근본은 하나이다(삼교합일설).
11. <육경>은 역사서일 뿐, 경서의 참 뜻은 각자의 마음 속에 이미 갖춰져 있다(육경개사론).
12. 양지가 태양같이 빛나면 사욕과 공리(空理)는 뿌리째 뽑힌다(발본색원설).
60여 년 전, 한 이슬람 전통의 수행자(아마 수피였으리라)가 인도에 큰 깨달음을 이룬 성인이 계시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찾아뵙게 되었다. 그 성인은 바로 라마나 마하리쉬였다. 그 수행자는 라마나 마하리쉬를 뵙고는 넙죽 인사를 올리고 말도 없이 바로 자리를 떴다. 기껏 그 먼 길을 왔는데 한마디도 없이 바로 떠나는 것을 이상히 여겨 마하리쉬의 제자가 따라가 어째서 그냥 가느냐고 물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힌두교의 꽃을 눈으로 직접 보았으니, 제 목적은 다 이루었습니다."
어느 문화에서든, 어떤 종교 전통에서든, 꽃은 핀다. 그 꽃의 향기는 특정 전통이나 교리의 테두리 안으로 가둘 수 없다.
왕양명 선생은 유가의 전통에서는 어떤 향의 꽃을 피울 수 있는지 보여주는 빛나는 사례로 오래오래 전해질 것이다.
1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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