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러의 책방
눈길의 포로 본문
「여자의 눈길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지만 실제로는 무시무시한 톱니바퀴와 같다. 매일 그 옆을 안심한 채 별일 없이 지나가고 그 정체를 전혀 깨닫지도 못한다. 가끔은 그런 것이 있다는 것조차 잊고서 오가고 몽상하고 지껄이고 웃는다.
그러다가 갑자기 무언가에 사로잡힌 것을 느낀다. 그때는 이미 끝이다. 톱니바퀴에 말려들었고 눈길의 포로가 된 것이다. 어디서부터인지, 어떻게 해선지, 사상의 어느 부분에서인지, 또는 방심하고 있던 마음의 어느 틈 사이로부터 시작된 건지는 모르지만 눈길의 포로가 된 것이다. 잡히기만 하면 끝이다. 몸도 마음도 끌려 들어가고 만다. 이상한 힘이 사람을 꽉 움켜쥐고 빼앗아 가 버려 버둥거려도 소용이 없으며 이제는 사람의 힘으로는 구해 낼 방법이 없다. 톱니바퀴에서 다른 톱니바퀴로, 고뇌에서 고뇌로, 번뇌에서 번뇌로 점점 깊은 곳으로 빠져 간다. 사람도, 그 정신도, 행복도, 미래도, 영혼도 모두. 그리고 악한 여자에게 잡히느냐 고결한 여자에게 지배되느냐에 따라 무서운 기계에서 풀려나올 때 치욕으로 추해지든지, 아니면 정열로 다시 태어난 듯한 모습이 되어 나오는지가 결정되는 것이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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