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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그런 첫 눈길은 여명의 하늘과도 같다 본문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 그것은 살짝 열리려다가 다시 곧 닫혀 버린 신비로운 심연이었다. 소녀들은 누구나 때로 그런 눈길로 바라보는 날이 있다. 거기에 부딪힌다면 바로 재난을 만난 것과도 같다!
아직 자기를 잘 알지 못하는 영혼의 그런 첫 눈길은 여명의 하늘과도 같다. 알지 못하는 그 어떤 찬란한 것이 눈뜬 것이다. 장엄한 어둠을 희미하게 비추는 뜻하지 않은 번쩍임, 현재의 때 묻지 않은 모든 것과 미래의 모든 정열로 이루어진 그 번쩍임의 위험한 매력은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우연히 나타나서 기다리는 목적 없는 애정이다. 순수한 마음이 자기도 모르게 쳐 놓은, 스스로 바라지도 않고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리는 올가미인 것이다. 그것은 한 여자로서 남자를 바라보는 눈길이었다.
그런 눈길이 떨어진 곳에서는 반드시 깊은 꿈이 생겨났다. 온갖 순수함과 정열이 한데 숨어 있는 그 천상적이고 숙명적인 눈길에서 뿜어져 나온 빛은 요염한 여자들의 어떤 교묘한 추파보다도 남자 마음에 깊숙하게 향기와 독에 가득 찬, 이른바 사랑이라고 불리는 아스라한 꽃을 갑자기 피우게 하는 마력을 지닌 것이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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