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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 문명의 진보가 문명의 해악으로 본문

명문장, 명구절

수도원 - 문명의 진보가 문명의 해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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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원 제도는 문명 초기에는 유익하여 정신적인 것에 의해 동물적인 본능을 길들이는 소용이 닿았지만, 민중의 씩씩한 활력을 북돋우는 데는 나쁜 영향을 미친다. 게다가 제도가 퇴폐기에 들어설 때는, 그래도 여전히 본보기 행세를 하게 되므로 순결하던 시대에 유익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 이번에는 유해한 것이 되어 버린다.

 

수도원의 은폐된 생활이 가치 있었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 근대 문명의 초기 교육에는 수도원 생활이 도움이 되었지만, 문명의 성장에는 불필요한 것이 되었으며, 발전에도 해로운 것이 되었다. 교육 기관이나 인격 형성의 수단으로서 수도원은 10세기에는 유익했지만, 15세기에는 문제점을 갖게 되었고, 19세기에 이르러서는 배척해야 존재가 되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어떤 장소에서는, 수도원 정신이 철학이나 문명의 진보와 전혀 상관없이 19세기 한복판에 고집스레 남아서 금욕주의의 기묘한 부흥을 보여 주어 우리가 살고 있는 문명사회를 놀라게 한다. 낡은 교육 제도를 끈질기게 유지하려는 모습은 냄새 나쁜 향수를 여전히 머리에 바르는 것을 원하는 것과 같고, 사람이 썩은 생선을 여전히 먹기를 바라는 것과도 같고, 어른에게 어린아이의 옷을 아직도 입히려고 하는 것과 같고, 송장이 다음에도 아직 여전히 살아 있는 사람을 껴안기 위해 돌아오려고 하는 애정과도 같은 것이다.

 

옷은 ′배은망덕한 자들아! 날씨가 좋지 않을 너희를 감싸 주지 않았느냐! 그런데도 이젠 필요 없다고 하는가!′하고 말한다. 생선은 ′나는 일부러 깊은 바다에서 왔노라.′라고, 향수는 ′나는 장미꽃이었다.′라고, 송장은 ′나는 너희를 사랑했노라.′라고 말하며 수도원은 ′나는 너희를 문명으로 이끌었노라.′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한마디로 이런 대답을 돌려줄 수밖에 없다.

 

"이젠 옛날 일이다."라고.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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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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