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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진정성은 존재하는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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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진정성은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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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우리는 지금까지 계속 겉돌기만 하던 질문, 즉 진정성은 존재하는가 하는 문제에 도달했다. 거짓에 대비되는 진실이 존재하듯, 위장된 진정성에 대비되는 진정한 진정성이 존재할까? 이 질문에 조슈아 글렌은 보드리야를 좇아 아니라고 답한다. 어떤 것을 진정하다고 표현할 때마다 우리는 벌써 위장된 진정성의 영역으로 들어선다는 것을 안다. 글렌은 이렇게 말한다. "이탈리아인들이 이탈리아 식당을 열어도 진정한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역사, 자연, 인종, 계급은 엄연한 실재이고 늘 우리와 함께하지만, 진정한 과거, 진정한 자연, 진정한 비백인의 삶, 진정한 중산층 생활양식 같은 것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기서 글렌이 제기하는 문제는 두 가지다. 첫째, 그는 진정성에 대한  자의식의 자멸성을 지적한다. 진정성은 권위나 카리스마와 같아서, 남에게 자랑하는 순간 곧 사라진다. 둘째, 진정성은 시장경제와 불편한 관계를 맺는다. 사람들은 진정성이란 즉흥적이고 자연스럽고 순수하고 왜곡되지 않아야 하며, 돈벌이와 무관해야 한다고 여긴다. 그런데 시장은 계획적이고 진실하지 않고 계산적이고 광고된다. 따라서 진정성을 시장에서 팔면 앞서와 같이 다시 자의식과 자멸에 이르게 된다.」*


16/06/11


* 앤드류 포터, <진정성이라는 거짓말: 진정한 나를 찾다가 길을 잃고 헤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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