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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를 한 방향으로 쏟아라 본문
「옛날에 한 목공은 마치 신이 빚어낸 것처럼 너무나 훌륭한 종 받침대를 만든 다음에 말하길, “세상사로부터의 초연함과 ‘잊어버림’(보상과 칭송에 대한 잊어버림 그리고 자기 자신의 존재에 대한 잊어버림)을 통해 내가 깨달은 진리는 나의 ‘호흡-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19장, 곽경번 판, p.658).
그런데 이러한 경험은 모든 사람이 가장 쉽게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건대, 피카소는 목공의 이러한 고백에 가장 훌륭한 해석을 제공해주고 있다.
“각각의 존재는 같은 양의 에너지를 갖고 있다. 평범한 사람은 이 에너지를 수만 갈래로 나누어 소모한다. 나는 모든 에너지를 단 하나의 방향, 즉 그림에 쏟아붓고, 그것을 위해 나머지 것들 ― 당신과 그 밖의 모든 사람들, 심지어 나 자신마저도 ― 은 모두 희생시킨다.”
내가 생각하건대, 최대의 걸작을 창조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이러한 피카소의 말 ― 걸작을 창조하려면, 우리는 자신의 호흡-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야 한다 ― 을 평생의 좌우명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우리는 기꺼이(금욕적으로) 생명력을 분산시키는 모든 일상적 에너지 소비를 삼가고, 단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기 위해 다른 모든 것들을 희생시켜야만 한다. 물론 보통 사람들은 이러한 희생을 비도덕적이고 이기적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사실 자신이 성취하고자 하는 일이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시작하는 것은 흔히 우리가 믿고 있듯이 자질, 재능, 영감의 단계 또는 인내와 노력의 단계(이 모든 것은 단지 부수적일 뿐이다)에서가 아니라, 생명력과 그 생명력을 경제적으로 활용하는 근본적 단계에서이다. 그 이유는 바로 이 단계에서만, 우리는 창조적 작업에 풍부한 에너지를 제공해주는 자신의 고유한 자산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16/03/11
* 프랑수아 줄리앙. (2014). 장자, 삶의 도를 묻다. (박희영, Trans.). 파주: 한울. 에서 발췌, 문단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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