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가 결정해야 할 시간

「대학의 학부들이 연구 주제들을 분리시킨 인위적인 구획을 무너뜨릴 때까지 신고전파 논리 피아노 기계는 안전할 것이다. 변화에 대한 희망은 대학의 행정당국이 아니라 위기에 놓인 학생들에게 달려 있다. 그들은 경제에 대한 허구의 이야기를 주입당하는 당사자들이다. 만일 그들이 거기에 매몰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경제학에 진보가 없는 이유를 변명하기 위해 학계의 변화가 워낙 느리게 일어난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오랫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다가도 정작 변화가 일어날 때는 모든 것이 급작스럽고 격렬하게 이루어진다. 마치 지진이나 금융위기처럼. 지난 세기 초엽에 물리학은 고작 몇 년에 걸쳐 전부 새롭게 쓰였다. 생물학은 휴먼게놈 프로젝트와 갈은 신기술의 등장으로 혁명적인 변화를 겪었다.

이제 학생들이 결정해야 할 시간이다. 당신은 많은 사람들이 인류사에서 분기점이라고 믿고 있는 시기에 살고 있다. 당신은 스키점프처럼 올라가는 그래프를 마주하고 있다. 전 세계 인구, GDP, 종의 멸종, 탄소 배출, 불평등, 자원 고갈 등. 당신은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시장 가격이 옳지만은 않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어쩌면 당신은 세계 경제가 거대한 폰지 사기이며, 당신과 당신의 자녀들이 너무 늦게 게임에 끼어든 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당신은 지금 도로의 분기점에 서 있다. 당신은 기존의 경로로 계속 갈 수도 있다. 그러면 베를린장벽의 붕괴 이후 마르크스주의 이데올로기가 받았던 수준의 혹독한 평가를 받으며 무대에서 퇴장당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혹은 정권 교체의 기회를 포착하여 큰 소리로 발언하고 주류 학자들에게 의문을 제기하고 파괴적인 생각에 마음을 열고 변화의 매개자로서 활약할 수도 있다.

당신은 경제가 복잡하고 동적이며 네트워크화된 체계임을 일깨우면서, 그것을 이해하기 위한 도구를 요구할 수 있다.

당신은 경제가 불공정하고 불안정하며 지속 불가능하다고 지적하며, 그것을 고칠 방법을 요구할 수 있다.

당신은 예언자들에게 그들이 실패할 거라고 경고할 수 있다.

당신은 안으로 들어가 기계를 파괴할 수 있다.

그렇게 한다면 당신은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15/03/20

* 데이비드 오렐. (2011). 경제학 혁명: 신화의 경제학에서 인간의 경제학으로. (김원기, Trans.). 행성B웨이브.

데이비드 오렐의 『경제학 혁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