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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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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은 "나를 항상 궁금하게 만드는 문제는 이렇다"라면서 "창조를 하면서 신은 선택을 했을까?"라고 물었다. 아인슈타인이 알고 싶었던 것은 왜 자연법칙과 자연상수, 이를테면 기본 입자의 질량이나 중력의 크기가 바로 지금 그대로의 값을 가지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이다. 다른 자연법칙과 자연상수도 생각할 수 있을까? 우리가 익히 아는 물음이 다시금 고개를 든 셈이다. '왜 우주는 바로 지금 이대로의 모습일까?'


아인슈타인은 더 심오한 자연원리가 세상의 모든 우연함을 말끔히 제거해주리라 희망했다. 이 심오한 원리가 곧 모든 것을 위한 단 하나의 이론, 우주공식이다. 생애 말년의 30년 동안 아인슈타인은 우주공식을 찾으려 안간힘을 썼으나 허사였다. 우주공식의 탐색은 후계자들에 의해 계속 이어졌다. 이들은 어째서 우주가 지금 이 모습인지에 대해 더욱 많은 것을 알아냈다. 그러나 왜 그런지 그 원인은 여전히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다가 1973년, 물리학자 브랜던 카터는 아인슈타인의 물음이 그 답을 이미 담고 있다는 주장으로 학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우주가 지금 이 모습인 이유는 곧 우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기묘한 논리였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그런 질문조차 던질 수 없으리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우리 인간이 단순히 존재한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자연상수가 정해진다. 그는 이런 생각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우리가 관찰할 수 있는 것은 관찰자로서 우리가 존재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것으로 제한된다." 카터는 이런 원리를 '인류 원리'라 불렀다.


인류 원리는 천문학의 역사를 뒤집어놓았다. 카터는 하필이면 이 원리를 코페르니쿠스를 기념하는 회의에서 발표했다. 인류를 우주의 중심으로부터 몰아냈던 코페르니쿠스를 기리는 날, 인류는 다시금 우주의 중심으로 돌아왔다.」*


15/02/13


* 토비아스 휘르터·막스 라우너, <평행우주라는 미친 생각은 어떻게 상식이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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